[매니지먼트] 병원 경영과 리더십
상태바
[매니지먼트] 병원 경영과 리더십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7.09.06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더십 경영 1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리더(leader)’의 조건은 시대나 상황에 따라 그 정의를 조금씩 달리해 왔다. 그렇다면,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리더’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특히 우리 치과계에선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치과계의 석학’, ‘치과계의 훈장님’, ‘치과계의 책벌레’로 통하는 김동석 원장과 함께 그 해답을 찾아가 본다. ‘리더십 경영’이란 대주제로 10회에 걸쳐 김동석 원장의 글을 새롭게 연재한다.

글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진료실에서 종종 겪게 되는 일이 있다. 바로 치료방법에 대해서 환자와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 의사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환자가 절대적인 복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치료의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 마을의 지도자이자 마법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 모습은 치료에 대해서 환자에게 충고와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변했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시대가 흘렀고 정보의 양은 많아졌으며 그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도 쉬워졌다. 비슷한 환자군 사이의 커뮤니티의 발전은 병을 극복한 환자의 말을 의사보다 더 신뢰하게 만드는 기현상도 벌어지게 했다.

 

“왜 약을 하나만 처방해줘? 3~4개 약이 기본이지”

굳이 여러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환자의 표정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약을 좋아하고 약에 인색한 의사를 싫어하는 잘못된 전통이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의사들은 괴롭다.


도덕적으로 떳떳한 모럴 리더십
의사의 수가 모자라던 시절에 우리나라는 국민건강의 최전선에 바로 약방이 있었다. 그로인해 약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법이었다. 아프면 의사보다 약국을 먼저 찾아가는 어르신들의 습관은 그 당시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의약분업이 되고 나서도 의사들의 치료행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소위 산탄식(散彈式) 처방으로 항생제, 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신경안정제 등을 섞어주는 식의 처방을 남발한 것이다. 열이 좀 난다고 해서 항생제를 예방적으로 처방하고 환자의 요구에 쉽게 MRI 의뢰서를 써주는 등의 불필요한 관행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런 관행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료지식으로 새롭게 무장한 환자들에게 윤리적인 지도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 환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도덕적으로 떳떳한 모럴 리더십(moral leadership)으로 권위를 세워야 한다.

 



병원 경영의 리더십은 달라야한다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는 중국의 소문난 명의 편작은 자신과 형님 얘기를 임금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큰 형님은 상대가 아픔을 느끼기 전에 얼굴빛을 보고 장차 병이 있을 것임을 알아서 병이 생기기도 전에 원인을 제거하여 줍니다. 아파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된 사람은 그가 자기의 고통을 제거해 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큰 형이 명의로 소문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형님은 상대방이 병세가 미미한 상태에서 그의 병을 알고 치료를 해줍니다. 이 경우의 환자도 둘째형이 자신의 큰 병을 낫게 해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병이 커지고 환자가 고통 속에 신음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병을 알아보았습니다. 환자의 병이 심하므로 그의 맥을 짚어야 했으며 진기한 약을 먹이고 살을 도려내는 수술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저의 그러한 행위를 보고서야 비로소 제가 자신의 병을 고쳐주었다고 믿게 되었죠. 제가 명의로 소문이 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 우리 시대의 의사들이 치유모형(cure model)의 의술을 지나치게 따르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준다. 진단한 병을 고치고 환자의 증상을 없애기 위한 수술과 약물에 몰두하고 있는 의사들은 돌봄의 모형(care model)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환자가 병이 심해지기 전에 관리하고 스스로 자신을 케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주는 일 말이다.


과연, 어떤 리더십을 쌓아야 하는가
윤리적인 지도력을 가지는 돌봐주는 의사가 된다는 것은 병원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기에 쉽게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당장 병원 경영을 위해서는 더 심각한 상태의 환자에 집중해야 하고 환자 스스로 더 심각한 상태라고 인식하게 만들어 치료를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신뢰받는 의사, 따르고 싶은 리더십을 가진 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돌봄의 모형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해야 한다.

리더십을 이야기하기 전에 환자에 대한 원장의 자세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이 리더십 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토대로 리더십을 쌓아가야 한다. 어떤 리더십을 쌓아야 하는지에 대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