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느 과학자 부부의 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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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느 과학자 부부의 돌연사
  • 강정민(㈜바이오쓰리디 연구소장·공학박사)
  • 승인 2017.11.0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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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바이오쓰리디 연구소장·공학박사

 

  강정민 (주)바이오쓰리디 연구소장 

‘제조 혁명의 기수’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3D프린터. 세상을 바꿀만한 기세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제품, 그리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변화를 이끄는 첨병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몇 년 전부터 다양한 3D프린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일약 미래 성장 동력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1980년대부터 3D프린터의 연구개발이 진행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최근 3년 이내의 짧은 연구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연구 및 개발 인력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해외 업체가 개발한 수준까지 거의 근접해 있으며, 최근엔 완성도 높은 3D프린터들이 덴탈 분야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Crown, Cast, Denture, Surgical Guide, Model 등을 출력하는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 분야에서의 비약적인 발전과 달리, 3D프린터의 필수 요소인 재료 분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관련 업체 수도 많지 않으며 그 수준이나 개발 이력도 일천하기 짝이 없다.
한국에서는 2015년 12월에야 비로소 3D프린터에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인허가 기준이 발표됐다.

3D프린터를 의료기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형상이 출력되는 장비와 소재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소재에 대한 안정성 검증은 특히 중요하다. 치과계에서 사용되는 3D프린터 소재는 기본적으로 Biocompatible, 즉 생체 적합한 소재이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구강 안에서 잠시 머무르거나 또는 그 이상 머무르거나, 때에 따라선 반영구적으로 머물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구강 안에서 우리 몸의 일부처럼 영원히 함께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환자 입장뿐만 아니라 3D프린터를 이용해 기공물을 제작하는 기공사나 이를 활용해 진료를 하거나 장착을 위해 이를 다루는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경우든, 어느 누구든 과정 중에 나오는 유해 물질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기본 개념이 간과 되어선 안 된다.

근래에 이런 일이 있었다. 미국의 젊은 과학자 부부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 이들 부부의 집에서는 부부 외에도 기르던 고양이도 죽은 채 함께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뉴욕 주간지에 실릴 정도도 크게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이들 부부의 사망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결과적으로 이들 부부의 죽음은 3D프린터가 원인이었다. 정확히는 사용된 소재 때문이었다. 연구 개발을 위해 3D프린터를 집에 비치해 연구를 하고 있었으며, 연구를 마친 후 잠이 들었는데 이후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3D프린터(또는 소재)에서 유해한 가스가 분출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관련 기사 링크 'http://sanfrancisco.cbslocal.com/.../source-carbon.../')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유명 학술지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다양한 방식의 3D프린터로 출력된 제작물이 독성을 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담수어의 일종인 ‘제브라피시’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3D프린터로 만든 물건에 노출된 배아가 대조군에 비해 돌연변이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타나났다. 특히 OOO방식으로 만든 출력물에 노출된 배아는 심장부종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이 OOO방식에 비해 5배, 대조군에 비해 2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을 주도한 해당 교수는 “동물 세포가 남김없이 다 죽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가끔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좌우를 살필 여유가 없게 된다. 우리가 하드웨어, 즉 3D프린터의 속도와 정확성, 가격에만 관심을 갖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재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 있다. 특히 소재의 안정성에 대한 부분은 더욱 그렇다.
3D프린터는 소재를 빼놓고는 그 이상의 이야기가 불가능하다. 마치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다. 이제부터라도 소재에 대한 연구와 개발, 그리고 안정성에 대해 업계와 사용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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