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상담의 첫 성공 요소는 ‘신뢰와 시각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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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상담의 첫 성공 요소는 ‘신뢰와 시각적 효과’
  • 강익제(엔와이치과 대표원장)
  • 승인 2017.11.06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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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제 원장의 개원일지, 그 못다 한 이야기 8


글 | 강익제(엔와이치과 대표원장)

개원 후, 직원을 채용해 교육까지 마쳤는데 결국 환자가 안 오면 모든 게 허망한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개업을 하면 처음에는 신환을 모으는 수단으로, 칫솔을 돌릴까? 현수막을 걸까? 홈페이지나 블로그 같은 온라인 홍보를 할까? 등등의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가 진료에 동의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그 환자가 새로운 환자를 창조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신환을 모을 방법 역시 본인의 전공(?)이 아닌 관계로 일부 업자에게 휘둘리거나 대부분 ‘박리다매’를 내세운 홍보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싼 진료비를 미끼로 한 온라인 홍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필자는 상담의 성공 요소로 다음과 같은 순서를 생각하는데 1)신뢰 2)시각적 효과 3)언변 4)시간과 통증 5)진료비용·덤핑 의료기관에 대한 대응책 6)불만고객 해결 등의 순입니다. 가장 강력한 상담의 성공요소는 역시 ‘신뢰’입니다. 진료비용 역시 상담동의율을 올리는 한 가지 요소이긴 하지만 신뢰나 시각적 효과보다 성공 동의율이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비용을 낮추는 이유는 그저 원장의 한마디에 따라 진료비용을 낮추라는 지시만 있으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낮춰진 가격을 널리 알리는데 치중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업적 마케팅은 결국 미투(Me too) 마케팅이 돼서 처음 몇몇 치과는 효과를 볼지 모르지만 그 이후는 차별성이 떨어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상담의 강력한 요소라는 ‘신뢰’는 심리적 요소부터 시작하여 아주 디테일한 인간의 말투, 외모, 행동까지 바뀌어야하고 이에 따른 교육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한번 갖추어지면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환자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병원의 경우 이미 그 신뢰는 시간과 함께 축척되어 자연스럽고 탄탄하지만, 신규 치과의 경우 단기간에 신뢰를 쌓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아래와 같이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1) 가운을 입은 원장님이 치과에서 “이를 뽑아야 합니다.”라고 말한 경우.
2) 가운을 입은 원장님이 공원에서 “이를 뽑아야 합니다.”라고 말한 경우.
3) 캐쥬얼 복장의 원장님이 치과에서 “이를 뽑아야 합니다.”라고 말한 경우.
4) 캐쥬얼 복장의 원장님이 공원에서 “이를 뽑아야 합니다.”라고 말한 경우.

분명 같은 사람이 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말을 함에도 불구하고 누가 봐도 당연히 1)의 경우가 동의율이 높을 겁니다. 변한 것은 겨우 환경과 이미지 정도입니다. 1)의 경우 만약에 병원도 깨끗하고, 크고, 대기실에 환자도 북적거리고, 직원들도 친절하다면 상담동의율을 더 많이 올라갈 것이고, 4)의 경우처럼 슬리퍼에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지저분한 공원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동의율은 더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필자도 개원 10년차가 넘어가니 그냥 별다른 설명 없이 “이건 씌워야 합니다”, “이건 임플란트 하셔야해요.” 이정도 설명만으로도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별 저항감 없이 그냥 “네, 해주세요” 합니다. 이것은 단기적인 얄팍한 마케팅이나 덤핑이 아니라 10여 년간의 꾸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 개원했을 때부터 이렇게 말했다면 환자들이 다 동의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주변으로 널린 게 치과인데 30평도 안 되는 조그만 동네 병원에서 새파랗게 젊은 치과의사에게 다른 곳보다 더 비싼 진료비를 지불하면서 진료를 받을까요? 이는 신뢰를 얻기 위해 그 어떤 병원보다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참 다양하고 복잡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기도 합니다. 우리 병원의 신뢰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소개환자 비율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도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어떻게 하면 환자와 신뢰를 쌓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게 열심히 임상공부도 하고 자신감도 얻고, 이미지 메이킹도 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요소인 ‘시각적 효과’는 처음 개원한 선생님들도 신뢰에 버금갈 만큼 강력한 상담의 무기가 됩니다. 여기에는 각종 상담용 사진, 책자, 증례는 물론이고 컴퓨터 프로그램, 진단용 장비, 진단 모델, 구강 카메라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적 효과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환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각인이 되면서 시각적인 도구 없이 말로만 이야기했을 때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담동의율을 보입니다. 대신 약간의 정성과 비용의 지출은 감안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의료진들은 자기는 알기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에 도움이 되는 상담 도구들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실상은 의사들을 상대로 환자에게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지 물어봤을 때 무려 90%에 육박하는 의사가 자신은 환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의사들에게 진료 받은 환자들을 상대로 의사가 정말 알기 쉽게 설명했는지 물어보면 겨우 20~30% 정도만이 알기 쉽게 설명을 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Post &core를 아무리 말로 잘 설명했다고 하지만 환자에게 설명한 것을 그려보라고 하면 30명중 경우 7명만이 그나마 이해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르거나 심지어는 임플란트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Post& Core 사진을 보여준다면 어떠한 설명보다 이해가 쉬울 겁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상담이라고 하면 친절히, 시간을 들여서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상담이 반드시 높은 동의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건 우리가 설명한 말이 상대방에게는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교육이 되지 않은 상태이며, 일단 본인 스스로 어떤 목표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에 대한 강의에서 대부분 원장님이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언변’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전혀 돈이 들어가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임기응변과 노하우 강의 몇 번만으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상담 성공률을 올리는 방법 중에 세 번째에 속하고 말로 무언가를 설득한다는 것은 앞선 두 가지 방법에 비해 더 어렵고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상담에 동원되는 설득기법은 너무 많아서 이를 분류하는 방법도 다양하지만 가장 간단한 분류 중에는 1)논리적 설명 2)감정적 설명 3)사회적 설명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의료진들은 의학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인 논리적 설명에는 강하지만 환자의 심금을 울리는 감정적 설명에는 약합니다. 오래 설명한다고 환자의 동의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현재 ‘설명’을 하고 있는지 ‘설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하고 설득을 위해서는 환자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잇몸을 받치고 있던 잇몸 뼈가 2/3정도 녹아서 뿌리를 지탱해주는 뼈가 충분치 못해 이가 흔들리는 거라 뽑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논리적 설명보다 “이건 대통령 할아버지가 와도 못 살립니다.”라는 감정적 설명이 더 잘 통할 때도 많습니다.

상담 기법에 대한 몇 가지 요소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렸지만 전술했다시피 싼 진료비를 무기삼아 상담을 한다고 해서 병원의 경영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며, 뭔가 열심히 한 것 같지만 결국 순이익이 남는 게 없다보니 병원이 롱런하거나 일하는데 보람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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