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감염관리,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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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감염관리,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전현재(MD세이프 대표)
  • 승인 2018.08.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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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재(MD세이프 대표)

 

▲ 전현재(MD세이프 대표)

감염관리 전문 기업임을 표방하며 관련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3년이 지났다. 최근엔 기존 ‘거인디에스’에서 ‘MD세이프’로 회사명을 바꾸며 감염관리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임플란트 관련 비즈니스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치과를 자주 방문해 왔고, 이때마다 중앙공급실에도 들어가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던 중, 메르스 사태와 사스 사태를 겪으며 사회적으로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지, 우리 치과는 이런 문제들로부터 안전한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서, ‘웰빙’이라는 단어가 한창 붐을 일으키면서 식당의 주방이 오픈형으로 바뀌며 위생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직접 목도했다. 어느 순간, 호텔이나 대형 식당에 가 보니 주방이 유리로 구성돼 조리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방이 개방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치과의 중앙공급실도 이와 같은 개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것이 ‘MD세이프’의 출발점이다.

 

감염관리 사업을 하다 보면, 2차 감염 피해 사례를 더러 듣게 된다. 이 중에서는 환자의 면역력 문제로 감염되는 사례도 있지만, 의료진의 단순한 실수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실, 병원의 규모와 관계없이 멸균의 기준은 똑같다. 소독실에 오염된 기구가 들어왔을 경우, 이를 관리하는 매뉴얼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감염관리를 열심히 하려는 병원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까진 크게 비중을 두지 않은 병원이 더 많은 편이다.

치과도 마찬가지다. 개원가의 환경을 돌이켜보면, 현실상 감염관리에 대한 인식이나 교육 시스템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인력이나 감염관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도 있고, 감염 교육을 받고 싶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진료는 언제 하느냐”, “치과 현실상 그게 가능 하냐”는 등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위생관리, 감염관리 등 모든 예방 프로세스는 환자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의료진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환자는 잠시 머물다 가지만, 의료진은 하루 종일, 또는 그 이상 머물고 어떤 경우엔 평생을 진료실에 머물기도 한다. 예방과 감염관리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위한 것이다. 치과에서의 감염 관리는 환자의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 과정이자 불변의 진리라는 확고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식의 전환과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확한 매뉴얼을 습득하고 매뉴얼대로 정확하게 수행하는 일이다. 소독실이나 중앙공급실은 치과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모든 기구가 멸균되고 이곳을 통해 거쳐 간 장비로 환자를 진료한다. 문제는 잘 못 알고 있거나, 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대개는 기구를 파우치에 넣고 멸균을 한 뒤 보관했다가 환자들이 오면 개봉해 진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멸균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멸균기의 상태에 따라 멸균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멸균기의 작동 원리와 사용 매뉴얼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또, 멸균이 끝난 기구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멸균이 완료된 것인지 여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지난 상반기, 보건복지부 산하 모든 의료계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감염관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나누는 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지난 7월부터는 치과를 비롯해 각 의료 기관들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 및 설문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치과의 경우도 7월과 8월, 2개월 동안 일부 치과를 대상으로는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전 치과를 대상으로는 설문작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일전에도 유사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상호 이해가 부족해 원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를 통해선 여러 가지 유용하고 현실성 있는 감염관리 정책을 위한 초석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거대한 정책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특히, 1회용품 및 관련 용품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개원가의 인식의 전환을 통해 감염 관리에 대해서 만큼의 어느 의학 분야보다 앞서 나가는 치과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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