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치과의사] (6) 필라델피아에는 크림치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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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치과의사] (6) 필라델피아에는 크림치즈가 없다?
  • 박진호 원장
  • 승인 2019.06.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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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과의사 박진호

 

▲ ▲필라델피아의 상징 Benjamin Franklin Bridge.

이민자를 구별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거의 수학 공식처럼 정확한데, 대체로 10년 단위로 구분되어 진다.)

이민 온지 10년쯤 되면, 조금 들리기 시작하는 영어가 신기해지면서 조금씩 입이 트이기 시작한다. 지독한 ‘Homesick(향수병)’에서도 좀 벗어나고, 이민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나 생활방식에 대해서만큼은 익숙했던 한국과 비교하는 것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20년쯤 되면, 일상의 생활에서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다만, 아직 미국 TV에서 나오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내 발음을 여전히 미국사람이 잘 알아듣지 못한다. 학교 다니는 아들, 딸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발음 코치를 받는다. 하지만, 갓 이민 온 분들에게는 자랑스럽게 미국생활 방식에 대해 훈수할 수 있을 만큼의 자심감과 수준에 이른다.

30년 쯤 되면, 단 ‘한마디’로 정리된다. “사람 사는 세상 다 똑같아~ ”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들의 역사는 100년을 훨씬 넘어간다. 나도 미국에 정착한지 30년을 훌쩍 넘겼는데, 내가 살고 있는 필라델피아는 특히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가진 도시다. 갑신정변 이후 미국으로 건너온 ‘서재필’ 선생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사람’으로서 처음으로 ‘미국의사’가 되어 주류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오른 것은, 그 당시에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독립신문을 발간하고 독립자금을 마련하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아직도 그분이 살던 집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필라델피아 한인 이민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jaisohn.com) 그 때문인지 초창기 이민자 중엔 의사와 간호사가 많았다. 그 당시 오셨던 분들 중 간호사 몇 분은 아직 생존하고 계셔서 나와 환자로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필라델피아’하면 모두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크림치즈는 필라델피아에서 생산하지 않고 그냥 도시 이름만 상표로 등록한 것이라고 한다. 이 도시가 미국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중요한데, 제일 큰 이유는 미국의 독립운동이 이곳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좋은 건국의 아버지들이(George Washington, John Adams, Thomas Jefferson, James Madison, Alexander Hamilton, James Monroe and Benjamin Franklin) 이곳에서 영국의 식민 지배로 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전쟁을 시작했다. 지금도 그때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각 주의 고등학생들이 자주 찾는 수학여행의 단골도시가 되고 있다.(Independence Hall 등)

미국엔 치과대학교가 50여개 있는데(최근 들어 신설학교가 몇 개 추가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주가 50여개인 것을 생각하면 한 주에 하나 정도인 셈이다. 몇 년 전부터 Dentist가 ‘최고의 직업’에 몇 년 동안 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과가 되었다.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해졌고, 학교 내 교육의 질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월등히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신기술들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아 개발되어 학생들이 얼마나 자세히 배울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필라델피아가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에는 예외적으로 3개의 치과대학이 있다.(Uinveristy of Pittsburgh, Temple University, University of Penn) 한국학생들의 숫자도 상당한데, 한 학년에 80~90명 정원 가운데 평균 4~5명씩 있으니 소수민족으로는 꽤 많은 편이다.


요즘은 한국치과 기업도 미국 치과시장에 많이 들어와 있어 Dental Conference에 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덴포라인’을 읽다보면 이것이 한국에서 나오는 책인지 미국에서 발간 된 책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좀 ‘아부성’ 발언을 하자면, 미국에서 발간되는 치과 매거진에 비해 ‘덴포라인’의 내용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K-POP만 세계화를 이룬 것이 아니라 치과 계통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커지고 글로벌화 되는 것 같아 반갑기만 하다.
 

※ 박진호 원장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다.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님을 따라 19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 곳에서 대학을 나와 치과의사가 되었다. 현재는 펜실베이니아州 필라델피아에서 치과를 운영 중이며, 치과명은 ‘Sellersville Family Dental’이다.   
홈페이지 www.DrParkOnline.com E메일 smile1896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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