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4) 쌉니다 천리마마트 Part Ⅱ. 행복한 직원편
상태바
[배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4) 쌉니다 천리마마트 Part Ⅱ. 행복한 직원편
  • 김석범 원장
  • 승인 2020.04.01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오늘치과. 오늘치과에는 치과 간판이 없다. 인근 지역에서 11년간 치과를 운영하다 2년 전 지금의 상봉역 근처로 치과를 이전했는데… 아직 치과를 알리는 외부 간판이 없다. 일부 환자 중 “간판이 없어 찾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있어 최근엔 ‘간판을 걸까?’도 고민 중이라는데… 과연, 외부 간판 없어도 치과 경영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김석범 원장과 함께 작지만 강한 치과를 위한 개원 또는 경영을 주제로 평범하지 않은 그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글 | 김석범 원장(서울 중랑구 오늘치과)


“하하하하. 나는 행복하다. 회사가 내게 씌운 모든 굴레를 벗어던진 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자유인! 스트레스 따윈 없어. 나는 행복하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에 나오는 한 장면으로,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부양하던 정복동 사장이 힘차게 외쳤던 말입니다.
사실, 본인 직업에 100% 만족하는 사람이 거의 없긴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지출에 대한 걱정 없이 노동법에 위배되는 직원들 채용하고, 본인이 하고 싶어 했던 근무시간 중 매장에서 마음껏 춤추기, 인면조 할로윈 코스튬, 마트의 나이트클럽화, 추억의 오락실을 차리기, 온돌 카운터 만들기…. 그리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불만을 남긴 고객에게 ‘댓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살아간다면 매일매일 출근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라는 응수에 이르기까지.
급 현타가 오네요~ 휴~ ^^;;

그런데, 치과는 원장만 즐거워서는 안되겠죠. 물론 원장이 개설을 하지 않으면 치과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원장 혼자서는 행복한 치과를 만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최저 시급이 상승하고 치과위생사의 구인이 더 어려워지다 보니 규모를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스몰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다양한 장비나 제품들도 등장하는데, 일례로 원장 혼자 진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석션 기구나, 구강 내 사진을 찍으면 바로 컴퓨터로 전송 되는 Eye-Fi 등이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바로 스크린 미러링이 가능한 스마트TV, 체어마다 놓인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대신해, 빠른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이용한 깔끔한 태블릿 환경 구축 등도 같은 그 범주에 속하는 품목들입니다.

저 역시, 지금의 상봉동으로 치과를 이전 하면서 여러 가지 많은 구상을 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직원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치과를 키워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보건소에 가서 개설신고를 하면서 ‘인력 란’에 제 인적사항만 달랑 하나 적어 서류를 제출했더니 담당자 분이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면서 ‘이렇게 되면 개설신고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 당시 이슈가 되고 있었던 구강검진과 보험치료만 진행하는 원장 혼자 진료하는 ‘1인 치과’도 있다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끝내 ‘안 된다’고 하기에 결국 허가를 위해 예전 같이 일했던 직원을 등록해 신청을 마쳤습니다. 검진만 하는 1인 치과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아말감이라도 치료를 제대로 하려면 도와주는 어시스트가 최소 한명은 있어야겠죠?

결국 치과는 원장만 있어서는 개설신고 받기도 어렵고, 반드시 직원이 필요하고, 치과 경영과 의술을 행하기 위해서는 환자도 필요합니다. 그러면 원장님은,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다른 원장님들께 어떻게 이야기 하시나요?
‘직원들은 잘 해줘봐야 결국엔 소용이 없어~ 너무 잘해주지 마라. 괜히 나중에 너만 상처 받는다’
‘걔네들 우리 중·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때 뒤에서 졸고 맨날 놀러 다니다 대학도 못가거나 간신히 들어간 애들이야. 그냥 말이 안 통하는 애들이야. 그런 애들하고 같이 지내라는 건, 제도 자체가 이상한 거야. 그냥 일반 4년제 대학을 나온 애들이 훨씬 이해가 빨라’
‘요새 애들은 몸값만 올라가고 할 줄 아는 건 예전 애들보다 훨씬 못하고. 치과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한다니까? 그러려면 대학이 왜 있는거야?’
‘요샌 주인의식 가진 애들이 없다니까… 라떼(나 때)는 말이지’

이런, 누워서 침 뱉기 격인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우리 직원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일을 잘 해. 환자가 없으면 템포러리도 만들고… 하여간 기특해’
‘이번에 들어온 막내가 아주 복덩어리야. 요새 애들 같지 않게 20분 먼저 출근해서 직원실부터 깨끗이 정리하고 화분에 물도 주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기존 직원들도 막내를 잘 챙겨주고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어’
‘직원 문제? 글쎄 나는 개원 초에 있던 애들 중에 2명이 20년 넘게 잘 다녀주고 있고, 막내가 11년차라 다들 잘 해. 오히려 안 나가서 인건비만 오르고 있네^^ (다들 직원구하기 힘들어 한탄 중인데 갑분싸…)’ 이런 팔불출 같은 발언까지 참 다양해서 재미있습니다. 하하. 부러우니 졌네요. 

짐바르도 교수의 ‘3의 법칙’이라는 이야기를 치과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치과에서의 원장 한 명은 본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큰 힘을 갖지 못합니다. 변화를 위해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기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함께 하자고 동참을 권유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죠. 대부분 좌절하며 현실에 순응하며 쉽지 않은 세상을 탓하며 머물러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신념을 갖고 매진한다면 두 번째 사람이 그 변화에 동참하고, 세 번째 사람까지 그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면 상황이 급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원장의 오른팔, 왼팔이 생겨 3인의 시선이 같은 곳을 바라본다면 다른 직원들도 이 분위기를 함께 동조하게 되는데, 이를 매우 강조해서 ‘원장 바로서기’ 컨설팅 때 빼먹지 않고 늘 설명 드립니다.
그러기 위해선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 나와 잘 맞는 직원을 리크루팅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고, 운과 타이밍이 맞아 좋은 직원이 들어오게 되면 함께 오래 갈수 있도록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규모가 작은 치과에선 든든한 오른팔만 있어도 치과가 잘 굴러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른팔, 왼팔까지 있다면 그때는 정말 거칠 것 없이 점점 큰 성취감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치과에서 흔히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 수준의 직원 복지가 가능할까요? 치과의원이다보니 사내 의료서비스 지원 정도는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마사지사가 상주한다거나 여행을 위해 3개월간의 무급휴가나 아침, 점심, 저녁식사 뿐만 아니라 모든 간식이나 음료가 무상 제공되는 점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네요. 규모가 있는 치과라면 소규모치과보다 복지 혜택이 훨씬 더 좋고, 졸업생들도 훨씬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직원들에게 뭔가 제대로 된 복지 플랫폼을 갖고 싶은데 비용이나 관리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원장님들께 좋은 정보를 하나 드릴까 합니다. 바로 중소기업 맞춤형 복지 플랫폼인 ‘토닥토닥 e복지’인데요, 원장님의 부담금을 최소화해서 체계적인 직원 복리 후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업규모에 따라 지원 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나 5인 이상의 직원이 있는 경우 구축비와 관리비 지원이 가장 크게 책정이 되어 있어서 규모가 작은 치과의원에 좀 더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요점만 간단히 설명 드리면, 1년에 23만원(부가세 별도)의 기업부담금만 납부하면 연간 220만원 상당의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작년에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목동의 치과의원(직원 9명 규모) 원장님께서는 직원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고, 특히 백화점상품권과 엔진오일 서비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BETTERTODAY’의 중소기업복지지원단 팀장님께서 체계적인 직원 복지에 관심 있는 원장님의 치과로 방문해(코로나19 따위 아랑곳 않고 마스크 쓰고 직접 방문해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지원 대상자로 적합한지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이루고 싶은 본인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우리가 관심이 없어서 물어보지 않았을 뿐이지 직원들도 간절함이 있을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 ‘천리마마트’에서 문석구 점장이 시큰둥하게 직원들을 모아놓고 크게 기대는 안하지만 마지못해 자리를 마련해 회의를 개최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처음에는 직원들에게 크게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분위기가 형성이 안 되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리를 계속 마련하다보면 ‘3의 법칙’에 의해, 예전에 실행했었는데 지금은 안하고 있는 것들, 생각은 했으나 시작을 안 한 것들… 나중에는 원장님 생각 이상의 너무나 좋은 의견들이 나오게 됩니다.
당장 오늘부터 곤룡포를 직원복으로 입게 하진 못하더라도 ‘직원이 왕이다’라는 생각도 해보고, 치과 명찰에 그들의 꿈을 적어 ‘김쌤, 이쌤’ 대신, 해외 선교사님, 건물주님이라고 불러보기도 하고, 드라마 속 ‘천리카’ 대신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편하게 여행 때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카 ‘니발’(치과 공용 카니발의 이름입니다^^)을 렌트해준다던지, 생일 때 마음이 담긴 상품권과 함께 1시간 조기퇴근 쿠폰을 준다던지…

이런 사소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한다면 ‘천리마마트’에서 문석구 대리가 조대리에게 눈물 흘리며 읊조리는 정말 이상한 치과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가진 게 없어 초라하고 힘들 때가 많았거든요. 근데 이제 외롭지 않아요. 이게 다 마트사람들 덕분입니다. 정말 이상한 직장이에요”
이쯤 되면 너무나 사랑스런 직원들의 튼튼한 와이어에 몸을 맡긴 채 공중부양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 원장이 되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