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6) 슬기로운 치과생활-코로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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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러투데이] 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6) 슬기로운 치과생활-코로나편
  • 김석범 원장
  • 승인 2020.06.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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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오늘치과. 오늘치과에는 치과 간판이 없다. 인근 지역에서 11년간 치과를 운영하다 2년 전 지금의 상봉역 근처로 치과를 이전했는데… 아직 치과를 알리는 외부 간판이 없다. 일부 환자 중 “간판이 없어 찾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있어 최근엔 ‘간판을 걸까?’도 고민 중이라는데… 과연, 외부 간판 없어도 치과 경영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김석범 원장과 함께 작지만 강한 치과를 위한 개원 또는 경영을 주제로 평범하지 않은 그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글 | 김석범 원장(서울 중랑구 오늘치과)
 

요즘 코로나19로 치과계도 얼어붙고 주식시장도 언제 다시 떨어질 줄 모르는 상황으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입니다.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생애에 처음으로 경제공황과 같은 상황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평생 한번 찾아올까 말까한 위기이자, 그리고 한편으로는 기회?!

그렇습니다. 위기입니다
퍼펙(하루 종일 환자가 한명도 내원 안한 상황)과 노히트노런(환자는 내원했으나 치료동의가 안된 경우) 치과가 나타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끝났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연장으로 가능하면 ‘집콕’하는 분위기가 만연해있습니다. 환자들도 비말감염이 걱정돼 입을 벌리고 치료받는 상황을 피하려 합니다. 이러다 보니 문을 닫는 치과도 생겨나고 있고요.

하지만, 모든 병원의 미션은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이어야 하고요. 바로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유지해 행복을 추구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만일 병원의 존재 이유가 환자에 있지 않고 수익 창출에 포커싱 된다면 더욱 버티기 힘들고 많은 부작용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순환 구조는 결국 ‘먹튀 병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치과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널리 퍼지는 상황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병원도 매출이 줄어 운영이 힘들어지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힘들어지게 됩니다. 과연, 요즈음 같은 때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건국 이래 최초 4월 개학! 그것도 온라인 개학! 재택근무가 늘면서 화상회의 관련 업체들은 요새 비상이 걸려있죠. 뿐만 아니라 이 와중에 치킨, 피자, 족발과 같은 배달음식들은 주문량 폭주로 즐거운 비명을 손으로 틀어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병원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의 심리를 잘 이해해야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월 중순 들어 성형외과는 부분적 성형보다 전체적 성형을 원하는 국내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모임들도 자제하고 당분간 사람들과의 미팅도 자제해야 할 것 같으니, 쉬는 김에 그동안 못했던 수술이나 시술을 한꺼번에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거죠.

구환이 많은 치과도 정기검진을 위해 내원하는 환자 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치아가 깨지거나 급성치수염이나 사랑니 등 극심한 통증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 비율은 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빠서 치과를 방문 못했다가 재택근무로 전환되어 이참에 치아교정과 임플란트 치료를 동시에 문의하는 소개환자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늘 고민하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원장님 중에 급성 치수염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 계실까요? 혹시 그런 경험이 있으셨다면 누구에게 찾아가 치료를 받으셨나요? 신경치료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 고수(高手)를 찾아 해외로? 아니면 국내에서 제일 잘하는 대가(大家)에게? 아니면 근처 보존 전공한 지인 원장님께? 집근처 야간진료 치과를 찾아보고 퇴근해서 집근처에서? 아무도 못 믿겠다는 생각에 셀프치료?

치료자 입장이 아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답이 보입니다. 워낙 우리 모두가 치과에 전문가여서 잘 생각해 보지 않아, 그리고 익숙하지 않아 답이 잘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 예를 들면 갑자기 귀에서 윙~~ 하는 소리가 계속 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가보다’는 생각에 잠을 푹 자고 다음날 일어났는데도 ‘이명’이 지속돼 남들이 하는 이야기가 잘 안 들린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렇죠! 일단 이게 무슨 병인지 알아보기 위해 각종 포털이나 SNS에 이렇게 검색을 해보겠죠. ‘귀에서 소리가 나요’ 내지는 ‘이명이 안 사라져요’라고 쳐보면 사람들이 이미 많이 찾아본 내용에는 추천 검색어가 자동으로 완성 되어 집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마음에 약간의 위로감이 생기죠. 나한테만 이런 증상이 생긴 게 아니었구나하는. 희귀 질병이 아니라는 것에 아주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그 다음에는 나의 증상을 확실하게 진단 내려줄 것 같은 전문가처럼 보이는 의사가운을 입고 있는 영상 썸네일이 대표로 떠 있는 영상에 눈이 갑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답변을 달아준 지식인 같은 글을 클릭을 하고 내용을 살피게 됩니다.

그 후 본격적으로 내가 가야하는 병원을 본인 상황에 맞게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나의 증상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게 되었을 때 비슷한 경험이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추천 해주는 병원을 검색해 예약 후 내원하게 되겠죠.


우리는 과연 준비된 치과일까요
다른 질문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만일 일반인이 대재앙 수준인 코로나19 상황에 통증으로 인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면 어떤 치과를 가고 싶어 할까요? 치과에 사람들이 너무 북적대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중교통보다는 차를 가지고 갔을 때 주차가 좀 편하면 좋을 것 같고… 뭔가 체계적으로 감염이나 소독관리가 되는 치과면 좋겠고… 제일 중요한 건 치료를 받고 통증이 한방에 없어졌으면… 하는 기본적인 바램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부가적인 노력을 해야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일 먼저 위생과 청결에 목숨을 걸어야죠. 환자들은 보이는 것만 믿기 때문에 의심을 안심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병원에 외부공기 일부가 유입되어 순환되는 공기정화시스템이나 바이러스를 걸러주는 특수필터로 에어컨 필터를 교체 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4번의 소독 시간을 명시하고 클리닝 타임을 갖는다든지, 그런 부가적인 노력을 환자분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치과입장에서도 환자분들에게 더 떳떳해 질 수 있고요. 철저한 예약제로 환자분들이 선호하는 시간에 너무 몰리지 않도록 예약을 잘 배분해서 대기시간을 최소화 하며, 가능하면 치료하는 곳도 분리된 방이나 오픈되어 있는 진료실이라면 띄엄띄엄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간 중간 환기도 중요하고요.


기다리는 치과, 찾아가는 치과
철저한 감염관리가 중요하지만 자칫 실수하기 쉬운 건 모든 환자를 코로나19 확진자라고 생각하고 너무 엄격한 기준으로 내원 환자를 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치통이 심해 밤을 꼴딱 새고 열심히 검색해 오픈시간 전부터 도착해 있다가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간 치과에서 열화상과 비접촉식 체온계 모두 딱 37.5도 나왔다고 여기에서는 진료 받을 수 없다고 증상도 없는데 보건소부터 갔다 오라는 내쫓는 상황이 된다면?

이건 환자를 배려하는 곳이 아니라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와 직원들을 과잉보호하는 곳이라 여기며 두 번 다시 찾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욱’하는 성격이라면 인터넷 불편 댓글을 올리거나 최소 50명에게 치과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겠죠.

환자가 없다고 넷플릭스 영화나 드라마 정주행에 너무 빠지진 마시고 차트 리뷰를 최근 환자부터 주욱~ 훑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좀 시간적 여유가 생겨 임플란트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 2월말에 교정 상담만 받고 개학할 줄 알았다가 두 달째 친구도 못 만나고 인터넷 강의로 삶의 활력도 의욕도 떨어지면서 ‘확~ 찐자’가 되어가고 있는 학생들. 원장님의 치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 안에 모두 다 있습니다. 찾아내어 ‘살천지’가 되지 않도록 원장님이 구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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