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김동석 원장의 치과인문경영학(26) 제로섬 게임
상태바
[매니지먼트] 김동석 원장의 치과인문경영학(26) 제로섬 게임
  • 김동석 원장
  • 승인 2021.07.08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석 원장의 치과인문경영학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 것이라면, 인간의 가치탐구를 대상으로 하는 또 다른 학문이 있으니 우리를 이를 ‘인문학’이라고 한다. 한동안, 방송가와 서점가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해 큰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런 분위기와 관심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에 본지에서도, ‘치과계의 철학자’로 불리는 춘천 예치과 김동석 원장을 통해 인문학의 무대를 치과로 옮겨, 경영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글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가까운 사람이 잘 되는 것이나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비교 본능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자존감과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 늘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경우가 많다. 

비교 대상은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거나,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거나, 배경이 유사한 사람이다. 

직계 가족을 제외한다면 ‘사촌’ 정도가 적절한 대상일 것이다. 자신의 부모나 자식이 잘 되었다고 해서 배아파 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실제로는 본 적도 없는 축구의 영웅 호날두의 차고에 슈퍼카가 수십대가 있다고 해도 배가 아파서 소화가 안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과의사로서 배가 가장 아픈 것은 아마도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치과의사가  나보다 더 잘 되는 것이 아닐까? 

타인과 비교해서 자신의 득실을 따지는 것을 경제학 용어로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라고 한다. 

‘파이 나누기’와 비슷한 이 말은 한정된 자원을 나누어 가질 때 한 사람이 차지하는 것이 커지면 다른 사람의 몫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이득이 곧 자신에게는 손실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촌이 땅을 사면 자신이 살 수 있는 땅은 줄어들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집과 땅은 사실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남을 깎아내리는 제로섬 사고방식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에 겉모습으로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속 마음으로는 은근히 많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대학입시와 같은 치열한 경쟁을 겪으면서 제로섬게임 사고를 어쩔 수 없이 터득했다. 

자식의 합격을 기원하는 수많은 부모들은 하나같이 자기 자식만을 위한 기도를 한다. 자기 자식이 합격하면 다른 누군가의 자식은 떨어진다는 사실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다. 

제로섬 게임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남을 깎아내려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선거때마다 늘 반복되는 네거티브 공방을 볼 때마다 경쟁적인 대학입시의 후유증을 참 오래도 갖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다. 

다른 치과에 들렀다 화를 내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 이유인즉 치료가 잘못되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정말 치료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악의적인 네거티브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다른 치과를 깎아내리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단순한 제로섬 게임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는 의사일 것이다.

우리는 환자의 숫자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대비 의사의 수를 OECD의 여러 나라와 비교한다. 그래서 치과의사는 과잉이라는 통계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숫자의 논리는 제로섬 게임의 사고를 더욱 부추긴다. 

새로 졸업하고 배출되는 치과의사의 수는 늘어나고 기존 치과의사의 은퇴는 늦춰지고 있으니 파이 나누기에 대한 걱정은 더욱 배(倍)가 된다. 

자신의 병원이 잘 되지 않으면 어딘가 잘 되는 경쟁 치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치과가 잘 되고 있는 이유의 긍정적인 면은 보지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깎아내린다.

누워서 침 뱉기
같은 직업군을 비난하는 것은 사실 늘 조심스럽다. 자칫 잘못한 그 ‘사람’이 아닌 그 ‘직업’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리더이거나 덕망이 있어야 하는 직업, 종교인 등의 경우는 자칫 한 사람의 잘못이 그 직업 전체의 이미지를 흐리기도 하는 것을 많이 보지 않았던가. 

치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기사가 한줄이라도 나오면 그 불똥이 자신의 병원에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문제를 일으킨 소수의 그 치과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집단 내 자정(自淨) 노력 자체가 결속력 부족이나 집단이기주의로 비치기도 한다. 

결국, 보이는 것이 중요하단 얘기다. 그래서 내부의 다툼은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다. 가족의 다툼은 이웃이 알기 전에 집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경쟁 치과를 비난할 때, 그 순간만은 제로섬 게임 사고방식에 희열을 안겨주었더라도, 앞으로 이어질 장기적인 반사효과는 좋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다른 치과를 환자 앞에서 비난하는 것을 간단하게 표현하는 말은 이 말이 딱 들어 맞는다. “누워서 침 뱉기”

작은 파이 아래 깔려있는 큰 파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사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야 될 텐데’라는 말이 바뀐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의 훈훈한 인심은 다른 사람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 땅에 거름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배가 아파야 될 텐데’라고 했다는 것이다. 인분은 땅에 좋은 거름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배가 아프다’로 바뀐 이유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 민족에게 식민사관을 심어 놓기 위한 일본인들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훈훈한 민심조차 없는 서로 시기하는 민족이라는 것을 세뇌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는 그냥 배 아파하는 것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시기와 질투 자체는 나쁜 감정이라기 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이 본능을 어떻게 다지느냐, 마냥 배 아파할 것이냐, 배가 아프게 하여 거름을 얹어주느냐는 개인의 몫이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성공한 사람들에게 뭔가 배우고 싶다면 먼저 대접하라는 의미다. 

사촌이 땅을 샀다면, ‘그럼 한턱 쏴라’가 아니라 ‘내가 한턱 쏠게’라고 해보자. 성공적으로 치과를 운영하는 선배를 알고 있다면 찾아가서 밥을 한번 사라. 그런 후배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숨길 선배는 많지 않다. 

제로섬 게임 사고에서 벗어나면 작다고 생각했던 파이 아래에 큰 파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