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러투데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22) 아빠는 딸바봉 Series Ⅵ-총괄실장이 된 딸에게 주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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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러투데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22) 아빠는 딸바봉 Series Ⅵ-총괄실장이 된 딸에게 주는 편지
  • 김석범 원장
  • 승인 2021.10.08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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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원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오늘치과. 오늘치과에는 치과 간판이 없다. 인근 지역에서 11년간 치과를 운영하다 3년 전 지금의 상봉역 근처로 치과를 이전했는데… 아직 치과를 알리는 외부 간판이 없다. 일부 환자 중 “간판이 없어 찾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있어 최근엔 ‘간판을 걸까?’도 고민 중이라는데… 과연, 외부 간판 없어도 치과 경영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김석범 원장과 함께 작지만 강한 치과를 위한 개원 또는 경영을 주제로 평범하지 않은 그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글 | 김석범 원장(서울 중랑구 오늘치과)

사랑하는 내 딸 유주야! 총괄실장으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대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워낙 유머러스하고 남의 상처를 보듬고 예쁘게 말하는 유주 너에게는 새로 이직한 치과에서도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윤활유 역할을 충분히 잘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막내로 태어난 너는 어려서부터 아빠를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곤 했어. 네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그 어린 나이에 어디서 누구한테 배웠는지 집에 놀러 오신 할머니께 배려심 가득한 말 한마디로 칭찬을 많이 들었던 일이 기억난단다. 그리고 엄마랑 대화하는 아빠한테 ‘아빠! 엄마한테 이럴 땐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하면서 대화법을 코치해주기도 하고 말이야.

아빠에게는 마냥 밝고 긍정적인 막내딸로 여겨졌었는데, 그런 너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보게 된 계기가 있었어. 그때가 언제인지 기억나니? 바로 네가 대학생 때 치과병원을 운영하시는 교회 집사님께 치과 아르바이트 제의를 받은 일 말이야. 네가 20년 넘게 유아세례를 받은 교회를 다니며 보인 성실함과 교회 반주 봉사로 좋은 인상을 교인분들께 심어드린 것 같아 아빠는 뿌듯했었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그 치과병원에 취직 제안이 들어와 아빠 치과 대신 조금 더 큰 병원에서 배워보라고 했던 것 기억나니? 아빠도 치과의사인데 다른 치과에서 일을 시작한다는 게 기분이 묘했지만, 그 결정을 아빠는 ‘계획하심’이라고 생각하고 싶단다. 코이의 법칙이라고 그 당시 네가 병원급의 치과에서 경험한 시스템이 유주 너의 능력과 커리어에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네가 작년에 너만의 사업을 하겠다고 잘 다니던 치과에서 사직서를 쓰고 치과 관련 사업을 시작했을 때 아빠는 크게 말리지 않았어. 네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피보팅 기회가 될 것이고 대표가 되어보면 피고용인의 입장을 많이 이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결과만 보면 직원을 뽑아보지 못하고 1인 대표 겸 사원으로 사업자등록증을 없애긴 했지만 그래도 남들은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보기 어려운 일을 한 셈이지. 실패 없이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도전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덕목이며 도전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실패란다.

치과계 경력이 10년이 되어가는 우리 딸. 이제는 총괄실장으로서 대표 원장님을 잘 보필하며 부원장님들과 직원들을 잘 케어하고 조율해야 한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의 실장 역할보다는 중소기업 정도의 생활과 비슷한 시스템적인 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더 늘 것이고,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아이디어도 너의 경험으로 만들 일도 많아질 것 같다. 쉽지 않은 총괄실장의 자리. 실장경력이 10년이라고 누구나 총괄실장다운 총괄실장이 되는 건 분명 아니다. 총괄실장 자리는 이미 치과의 한 축이다. 그래서 우리 딸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해주려 한다.


1. 총괄실장의 핵심은 매니지먼트다. 충성 환자들, 컴플레인 환자, 신환, 소개로 온 환자들의 응대 방법이 있어야 하고 치료 중인 구환들의 관리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데스크 실장과 코디네이터, 진료팀장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시스템을 다져나가야 한다.

2. 환자의 매니지뿐만 아니라 대표원장, 부원장, 팀장급 직원, 신규 직원들을 케어해야 한다. 대표원장님 한 명에 부원장 2명, 데스크 실장 1명, 진료실 팀장 3명, 마케팅팀장 1명, 감염관리사 1명, 진료실 스태프 5명까지. 원장님 3명의 개성이 각기 달라 이 3명만 조율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한 것처럼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뭉치게 하는 일을 잘 해낼 거다. 그래야 이견이 조율되고 반영돼 모두의 발전을 이루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3. 미래의 길을 보여줘야 한다. 총괄실장은 데스크실장의 거울이자 직원들의 가까운 미래라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총괄실장의 자리는 대표원장이 신임하는 오른팔이나 왼팔 정도의 높은 위치다. 가끔 실장들이 대표원장을 험담하거나 지분 없는 부원장들을 직원 앞에서 얕잡아 볼 경우가 있다. 그런 행동은 본인뿐 아니라 치과의 좋은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1도 되지 않는다. 한순간의 스트레스 해소일 뿐 그런 태도를 그대로 배우는 직원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4. You′re on the next level!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을 더 세련되게 만듦과 동시에 next level로 오르기 위한 배움의 과정이 필요하다. 실무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도 있으나 유주 너만의 장점을 더 극대화하고 변화를 내다볼 혜안을 갖도록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5. 하루라도 빨리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Routine의 힘은 정말 중요한데 최근 아빠가 읽은 김승호 스노우폭스 대표가 쓴 <돈의 속성>이란 책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단다. 아빠는 CEO의 하루 일상이 궁금해 사업하는 대표들도 많이 만나곤 한다. 김승호 회장의 하루는 이른 아침에 4개의 이메일 계정을 들어가 업무요청이나 결제 건을 확인한 뒤 신문 사이트에서 미국, 영국,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독일, 한국의 주요 뉴스를 체크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2시간 경제 사이트를 살피고 커피 한 잔 내려서 부동산 매물 및 관심사 사이트 정보수집과 구분, 이해하는데 오전을 보낸다고 소개돼 있다. 하루 30분~1시간이라도 이런 혜안을 기르는 좋은 습관으로 만들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6. 올해 들어온 신규직원 컨트롤하기 많이 힘들지? 부담을 주지 말고 조금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 ‘라떼는 말이지~’ 운운하는 건 반발감만 줄 뿐이라는 거 아빠가 누누이 이야기했지? MZ세대들에게도 진심은 통한다.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면을 칭찬하길 바란다. 머리 올리러 필드에 나갔을 때 골프 신동이라고, 처음치고 너무 잘한다는 이야기 못 들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잘한다, 잘한다 해야 더 신나게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7.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라. 충치도 C3가 될 때까지 방치하면 고통스러운 RCT+Core+Crown 치료처럼 건강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경우를 본다. 아빠도 부모님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 흘려들었단다. 결국 인생은 한번 왔다 가는 거라 본인이 겪어야 깨닫겠지만 그래도 재차 강조하고픈 내용이다.

8.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마음가짐뿐 아니라 서 있거나 앉아있을 때 자신감 있게 허리 쭈욱 펴고 상대방과 Eye Contact하는 자세 말이다. 이런 내면의 자신감을 표출하는 자세야말로 인간관계에 있어 예의이자 에티켓이다.

9. 보고의 기술이 필요하다. 본인 일도 많고 결정해야 할 것도 많은 대표원장들은 사소한 것을 일일이 들어줄 시간이 없다. 바쁜 경우에는 결론을 먼저 말하고 이유를 말하면 된다. 아직은 대표원장과 티키타카가 잘 안될 수 있으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눈빛만 봐도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보다 대표원장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라.

10. 경력에 맞게 쌓아야 할 커리어가 있다. 장기근속하는 총괄실장은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 이런 능력은 환자를 대할 때도 자연스러우며 세련돼 보인다. 본인 능력으로 직원에게 존경받는다면 총괄실장을 따르는 이들이 생길 것이며 이들을 잘 관리해 또 다른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유주야, 너만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유주야 너는 자랑스러운 내 딸이다. 이번 이직 때 다행히도 원장님들이 진료도 잘하시고 매너도 좋으셔서 일할 맛이 난다고 이야기해 아빠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단다. 유주 너도 잘 알겠지만 치과도 인생도 모든 조건이 완벽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치과에 모이는 의사, 환자, 종사자들의 인적관계를 좋게 만들면 충분히 행복한 공간이 될 수 있단다. 서로 원하는 바를 존중하고 공동이익이 될 수 있는 타협점을 만드는 것. 그게 찐 총괄실장의 역할이다.

자랑스러운 내 딸 유주야! 너는 이미 훌륭히 잘해왔고 앞으로도 더 크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지치고 힘들 때가 분명히 오겠지만 너의 노력과 능력을 알아주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좀 더 넓은 시야와 경험으로 치과계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큰 뜻을 잊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좋겠다. 사랑한다 내 딸.
 

“타협의 범위를 최대한 넓혀라”-한스 올로브 올슨 / 볼보자동차 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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