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우리 곁에 있는 이웃, 드라마가 아닌 ‘진짜 치과의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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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우리 곁에 있는 이웃, 드라마가 아닌 ‘진짜 치과의사’ 이야기
  • 유예리 기자
  • 승인 2022.04.06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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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좋은 치과의사’, 소현수 전문의

어린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공포의 장소, 치과! 핸드피스 소리는 마치 비명 소리 같고, 유니트 체어는 성인을 위한 생각 의자라는 농담이 나오는 곳. 아무래도 친근해지기 쉽지 않는 치과에서 치과의사는 과연 정말로 어려운 사람인가?
‘보통 사람’으로서 새내기 치과의사의 생생한 삶이 담긴 에세이, 군자 출판사에서 출간한 ‘재주좋은 치과의사’를 소개한다.

 

 
 “그저 한 사람의 치과의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성장해왔는지, 
               ‘보통 사람’으로서의 치과의사의 삶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재주좋은 치과의사’는 새내기 치과의사의 성장 스토리를 유쾌하게 담아낸 에세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소현수 전문의는 처음부터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치과의사의 꿈을 꾼 것은 아니었다. 처음 입학한 사범대학을 중퇴한 뒤 원하는 대학에 번번이 떨어지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상태에서 1년씩 시간이 흘렀다. 그런 막막한 상황에서 찾았던 탈출구가 의학계열 대학 진학이었다. 그렇게 치과의사의 길에 발을 들였다.

소현수 전문의는 “만약 어릴 때부터 미술학원에 다녔다면 치과의사가 되는 일도 없었을 것 같다”고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지금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막다른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준 치과대학 합격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이었고, 그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애교심이 더 많았던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재주좋은 치과의사’ 어떻게 탄생했나
책 제목은 왜 ‘재주좋은 치과의사’가 되었을까. 책 제목은 본래 소현수 전문의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이름이라고 한다. ‘재주좋은 치과의사’라는 건 워너비, 재주 좋은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담았다.
소현수 전문의는 “처음 블로그를 열었을 당시 이름은 ‘재주좋은치과’였다”며 “블로그 이름 때문에 개원의인 줄 아는 경우가 있어 ‘재주좋은 치과의사’로 이름을 바꾼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가 블로그에 첫 글을 올린 것은 2019년 10월 11일이다. 블로그 이름은 그 바로 전날인 10월 10일 지었다. 소현수 전문의는 “그만큼 별생각 없이 지은 이름이었는데, 이렇게 ‘트레이드마크’가 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주좋은 치과의사’는 출판사에서 먼저 출판을 권유한 것이 시작이었다. 제의를 받은 소현수 전문의는 “언젠가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는 있었는데 기회가 너무 빨리 찾아왔다고 생각했다”며 “치과의사로서 충분한 진료 경험을 쌓고 개원까지 무사히 마친 뒤에야 ‘뭔가 써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책을 낸다면 동료 치과의사들이나 선배 원장님들께서도 보게 될 텐데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였다고 한다.
이후 친형에게 조언을 듣기도 하고, 또 유튜브나 책으로 다양한 도움을 받았다. 결론은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에 ‘완벽한 준비’란 건 없다고, 기회가 찾아온 그 순간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사실.
그래서 그는 용기를 내었고 세상에 ‘재주좋은 치과의사’가 나왔다.

책을 내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소현수 전문의는 “원고를 쓰는 작업은 일기를 쓰듯이 진행해 부담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을 쓰는 본인은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잘 이해하지만, 배경을 모르고 처음 읽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다.
책을 펴내기 위해서는 정해진 만큼의 분량을 맞춰야 한다. 그 때문에 처음 글을 쓸 때에는 책의 주제와 동떨어진 내용들을 많이 쓰기도 했다며, 이 때 출판사의 한수인 팀장과 담당자들이 방향과 핵심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대적인 ‘군살빼기’에 들어갔고 주제를 벗어난 글들은 과감히 삭제했다.
출판사에서 이런 부분들을 고쳐주고 알려준 덕분에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낼 수 있게 됐다.


치과의사의 길을 선택한 후배들에게, 그리고 선배에게
“치과의사라는 직업에서 과연 보람을 찾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는 후배들이 많은 것 같다. 소현수 전문의는 “치과의사는 의료행위의 결과를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오히려 개인적인 성취감을 느끼기에 정말 좋은 직업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한다. 
책에서도 밝혔지만 그의 생각에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우리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먹고, 말하는 즐거움과 각자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아주는 직업’이라고 한다. 치아 하나하나를 깎고 붙이는 단순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어려운 점들도 많지만, 그것 때문에 배타적이고 독특한 진료범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소현수 전문의는 이제 공중보건의사 복무를 마치고, 개원가 부원장으로 임상에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는 “사실 이 시기엔 제가 뭘 못하는지 뭘 그나마 잘 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가 참 힘든 것 같다. 그런데 적어도 제가 알고 지내는 동기들, 동료들 모두 만나기만 하면 대화 주제에서 치과 얘기가 80%는 된다. 그만큼 다들 진료에 대한 열정이 있고 더 나아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선배 원장님들께서 저희를 잘 이끌어주신 만큼 저희도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귀엽게 봐달라’는 애교 섞인 마무리 인사도 해주었다.

소현수 전문의는 앞으로 다양한 주제로 책을 써보고 싶다며, 치과와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동화책도 내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막 시작한 치과진료에 집중해 사고 없이 잘 적응하고 싶다”는 ‘의사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 또한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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