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개원 스토리] (4)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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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개원 스토리] (4) 인테리어
  • 허원범 원장(더센트럴치과)
  • 승인 2022.04.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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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TODAY와 함께 하는 Real 개원 Story

‘인테리어’는 개원준비(신규)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입지가 선정된 후로부터 가장 먼저 고민을 시작해야 하며 진료 전까지 가장 오랜 기간 공을 들이는 것이 인테리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듯이 인테리어는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이며 디자인된 내부를 매일 보고, 또 매일 사용해야 하므로 입지 외에 개원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인테리어는 보통 ‘외주(outsourcing)’의 시작이다.

아무리 일가견이 있는 원장님이라고 하더라도 실내공사와 디자인은 전문영역이기에 업체나 사람을 선별하여 맡겨야 한다. 당연히 여러 차례 치과를 시공해본 인테리어 업체로 결정해야 한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목수를 따로 구해서 인테리어를 직접 한다는 원장님 이야기도 들어봤고, 아는 사람이 있어 다른 분야의 인테리어 업체와 함께 한다는 분도 있었지만 경험 있는 원장님들이라면 일반적으로 그런 방향은 추천하지 않는다.

치과는 물도 많이 쓰고, 에어(공기압)도 곳곳에 필요하며, 전기 콘센트 또한 대단히 많이 필요하다. 체어 공간의 디테일, 방사선실, 기계실의 존재 등 같은 평수에 대비해 이만큼 복잡한 인테리어 분야가 또 있을까 싶다. 무지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면 비효율적인 부분이 발생하고 계속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치과전문업체로 알아보는 편이 좋다.

업체 선정
치과인테리어 역시 보통 다른 원장님들의 소개로 시작된다. 페이를 했던 병원의 대표원장님이나 먼저 개원한 동기, 선후배들에게 물어볼 수 있겠으나 지역이 너무 다르면 도움받기가 어렵다. 필자 역시 먼저 개원한 지인들에게 도움을 얻어 6개의 인테리어 업체와 컨텍을 했고 그 중 다섯 곳에서 도면을 받았다. 한 업체에서 몇 가지씩 다른 안을 주기도 했기에 총 10개정도 도면을 얻었고 그것들을 내가 직접 조합하여 적당한 한 가지 도면을 뽑아냈다. 그를 토대로 4군데 업체와 견적서를 가지고 미팅을 했다. 업체 선정 전까지 몇 군데 업체에서는 도면을 여러 차례 수정받기도 했고 결국엔 선택하지 않은 업체와도 따로 비용을 치르지 않고 몇 번의 미팅을 하기도 했다. 다소 미안한 감정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큰 금액이 들며 워낙 중요한 결정이라 생각되어 그렇게 했다. 그리고는 고심 끝에 한 업체를 선택했다.
 

당시 결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쳤던 것은 ‘사후 A/S 평이 가장 좋은 곳’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업체의 도면작성 능력과 비용적인 면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어차피 여러 곳의 도면을 받아 내 취향대로 조합했으며 비용은 업체마다 엇비슷했기 때문에 그 두 가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물론 견적비교는 항목별로 꽤 세세히 했다. 그렇게 해야 해당업체에서 과도하게 나온 항목을 지목해 이유를 알거나 약간이라도 비용흥정 가능성이 생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인테리어 업체 선택에는 크게 다음 4가지 정도를 고려하면 되지 않을까 되짚어본다.

그에 더해 한 가지 더 체크해봐야 할 중요한 것은 나의 인테리어 예정기간동안 그 해당업체가 ‘몇 개의 수주건수를 가지고 진행하는지’이다. 아무리 우수한 진료능력을 가진 치의라고 하더라도 시간에 쫓기고 한 번에 많은 환자를 동시에 봐야한다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인테리어 업체도 같은 기간 여러 개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하는데 그 개수가 많을수록 불리해질 수 있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는 업체는 반드시 피해야 하며, 혹 운 나쁘게 마음에 드는 업체가 해당기간에 바쁘다면 재고해봐야 할 수 있다.

치과도 그렇고 인테리어도 그렇고 미용실도 그런데 서비스를 시행하는데 ‘취급시간’이라는 것이 많이 들며 수행자가 직접 현장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업종은 치과재료나 임플란트 회사와 다르게 ‘과점’이 불가하고 지역마다 꽤 많은 것처럼 보여도 다들 어느 정도는 먹고 산다.

결국, 너무 욕심 부리고 고객을 끌어 모으는 경우 오래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롱런하고 있는 업체는 그런 점에서도 비교적 믿을만하다. 필자가 선택한 업체도 한번에 3개 이상은 절대 동시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더 운이 좋게도 시공시기가 한겨울이어서 그랬는지 필자의 공사 중요일정 중에는 해당업체가 내 인테리어 하나만 전담했으며 대표가 거의 상주하며 세세하게 챙겨줬다. 덕분에 소통도 빨랐고, 디테일한 문제들이 생기지 않게 잘 처리가 되었다. 결과도 대만족. 만약, 인테리어 대표가 직접 상주하지 않고 현장 담당자를 따로 둔 경우에는 그 담당자의 연락처를 얻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편이 중요할 수 있다.
 

인테리어 도면 완성
누구라도 한 번에 완벽한 도면을 완성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업체와 소통하면 끊임없이 수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여러 업체에서 도면을 받아보면 각 업체마다 가진 특유의 장점들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필자 또한 원장실 뒷문연결과 폴딩도어(folding door)등은 계약하지 않은 다른 업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적용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도면수정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편집 툴을 약간은 사용할 줄 아는 편이 효과적이다. 그림판이나 포토샵 등이다. 단순히 말로 설명하거나 종이에 그리기에는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툴을 이용해 기존도면에 있는 공간들의 방향을 바꾸거나 오려 붙이기 등으로 수정해서 업체에 알려주는 편이 규격 등도 잘 들어맞아 유리하다.
 

그리고 도면을 여러 다른 원장님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를 통해 자신과 인테리어 업체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결함을 찾아내기도 한다. 

필자도 수전과 옷장 위치나 화장실 구조변경 등 다른 원장님의 조언을 얻어 진행한 부분들이 있다. 그리고 가능하면 페이로 일하는 병원의 위생사나 먼저 구인한 실장님 등 직원에게 도면을 보여주며 직원 동선과 관련해 체크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나의 경우 소독실과 직원 휴게실을 처음에 분리해뒀다가 페이 직장의 여러 직원에게 묻고는 다들 한 목소리여서 두 공간을 연결해 쓰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이 역시 지나서 보니 잘한 결정이었다.
 

인테리어 과정 

인테리어 도면구조 다음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 인테리어 디자인일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컨셉을 잘 전달해야 한다. 필자는 여러 다른 인테리어 업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시공한 사진들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모았다가 그것들을 업체에 전달하여 내가 원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일단 공사가 시작되자 예상보다 빠르게 진도가 나갔고 갈 때마다 현장은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벽지와 대기실/진료실 바닥타일, 상하부장 색깔 등을 결정해야 했다. 
 

이런 결정을 효율적으로 잘 하려면 이전에 한번쯤은 생각해두면 좋으나, 사실 필자도 그랬지만 다른 치과에 가서 인테리어 구조나 디자인, 재료, 기구 등은 눈여겨봐도 벽지나 타일에 대해 인식하기는 어려웠던거 같다. 다른 치과에서 눈여겨보지 못했다면 아파트 등 집안에서의 벽지나 화장실 타일 등의 색상과 재질등도 참고해볼만 하다.
 

인테리어와 함께 결정해야 하는 것들
신규개원이라면 단순히 생각하는 인테리어 공사 외에 인테리어 하는 도중 전기, 소방, 냉난방, 보안, 인터넷업체 및 전화, 네트워크, 간판까지 고려하고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지금 언급한 것들은 뒤로 갈수록 원장로딩이 심하다. 그리고 보안(CCTV)이나 네트워크(컴퓨터 등)는 예전에는 원장님들이 직접 한다는 경우도 곧잘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따로 업체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업체경쟁을 통해 가격도 담백해졌고 서비스도 좋아졌기 때문 같다.

전기와, 소방(스프링클러배치)은 보통 인테리어에서 같이 하니 신경 쓸 것이 많지 않다. 그에 반해 냉난방은 금액비교해서 선택정도는 해줘야 하고, 보안은 3군데 업체를 비교하고 열심히 견적 비교하여 금액조정을 해보면 된다. 마치 인터넷가입 사은품 많이 주는 것 찾는 느낌이랄까. 보안업체 경쟁이 그 정도로 심하다 느껴졌다. 이때 최저가를 원장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협상에 유리하며 그렇다고 너무 이곳저곳 금액을 조정하자니 진이 빠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지고 보면 큰 금액은 아니기에 내 정신과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아쉬울 수 있다. 별다르게 인식하기 어려운 서비스에 조금이라도 금액을 더 내는 것이 아깝기도 할 수 있겠지만 항상 흥정은 적당히 해야 다른 더 큰 일들을 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컴퓨터와 모니터 등 갯수를 정하고 사양을 정하고 또 금액비교를 하는 등의 수고가 들어가고, 간판은 고민하고 결정할 것들이 꽤 있다. 간판 자체 뿐 아니라 외부/내부 사인들 및 여러 표기들, 시트지 작업 등 디테일한 부분들이 참 많다.

한편 냉난방, 간판, 네트워크 업체 등을 선정할 때 인테리어 업체가 소개해주는 경우가 꽤 있다. 함께 하면 손발이 맞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공실력이 부족할 경우 인테리어 업체와 계속 협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력과 사후서비스의 어느 정도 안전선을 기대할 수 있겠다. 단점은 중간마진이 한 번 더 붙어 있을 수 있다(물론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겠다. 따라서 인테리어에서 소개해주는 업체 외에 외부에 평 좋은 업체 한두 곳을 함께 견적 받아 고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필자의 경우 이들을 꼭 견적을 받아 비교는 했지만 대부분 연결된 업체에서 진행하게 됐다. 비용도 거의 비슷했고 아무래도 치과나 병의원 위주로 하는 업체들이어서 계약과정이나 실행 과정이 매끄러웠다. 결과 또한 만족했다. 그리고 무엇이든 몇 개 업체를 비교하면 좋은 이유 하나는 한 업체가 완벽할 수 없기에 다른 업체에서 제시하는 장점 등을 참고하여 계약업체와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네트워크의 경우 다른 비교견적업체에서 제시한 그래픽카드 최소사양기준, 마우스키보드 모델이 더 마음에 들어서 계약할 업체에게 요구해 해당 모델로 변경하여 진행하였다. 냉난방 업체도 그런 절차들로 실외기 숫자를 바꾸기도 하였다.

그 외 인테리어 이야기들
한편, 인테리어에 소요되는 비용이 현격히 높아지고 있다. 주로 코로나 시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가격인상과 정부의 법개정 때문인데, 그로 인해 인테리어 평단가가 현재 250정도까지도 이야기가 나온다. 

필자가 진행했던 2021년 말 평단가 200가까이가 대부분이었고, 5년 전에 개원한 친한 원장님은 150정도, 필자보다 15년 정도 빨리 개원한 친척 분은 평단가 120정도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21년 초 정도만 해도 비슷하게(150정도) 유지되던 것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모로 갈수록 개원환경이 녹록치가 않다.

인테리어 도면을 구성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꿀템을 하나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바로 레이저 줄자이다. 각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길이를 가늠하거나 알아야 한다. 이때 현재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각 공간의 크기를 측정해 보는 편이 가장 수월할 것인데 일반 줄자보다는 레이저 줄자가 훨씬 더 간편하게 길이 측정이 가능하다. 일반 줄자보다 측정 가능한 거리도 더 길며 앱과 연동하면 측정한 기록도 남기 때문에 대단히 유용하다.
 

필자가 사용해봤던 여러 가지 샤오미 계열 레이저 줄자이다. 가장 우측이 제일 낫다. 그리고 이어서 앱과 연동하여 측정기록이 되는 화면.

그럼 다음 편인 장비설비, 기자재 편에서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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