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치과의사] (8) 유럽 중세시대의 구강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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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치과의사] (8) 유럽 중세시대의 구강 실태
  • 정우승 원장
  • 승인 2022.09.07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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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럽 중세시대의 구강실태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예전에 Gold band를 인접치아에 엮어서 사람이나 동물의 치아를 브릿지 Pontic처럼 썼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특히 로마 이전에 Etruscan 인들) 그건 그렇다치고 치과가 없었던 시대에는 치통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늘 궁금했다. 알고보니 치아가 아프면 무조건 이발사(Barber)에게 가서 마취없이 독한 술이나 와인으로 취한 상태에서 발치했다고 한다.(1840년 마취 개발 전까지) 
1556년 재위, 영국이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를 만든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단 것을 너무 좋아해서 대부분 치아가 검게 변색되고, 극심한 치통과 구치가 심했다고 한다.

여왕은 발치를 너무 무서워했지만 결국에는 대다수의 치아를 발치하게 되어 새는 발음으로 사람들이 무슨 말인지 이해 할 수 없었다고 한다.(치아 상실은 사실 어릴 적 천연두를 앓아 그 흔적을 가리기 위해 얼굴에 매일 하얗게 발랐던 화장의 납중독도  한 원인) 놀라운 사실은 중세시대 두개골을 조사해 보면 치아가 의외로 건강했다고 한다. 

20세기 초에는 전인류의 90%가 충치 유병률을 보이지만 중세 시대의 사람은 20%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유는 당시에는 설탕이 아주 귀하고 비싸서 대중화가 안됐고(꿀과 과일즙으로 단맛을 냈다고 함) 칼슘이 높은 유제품과 섬유질과 곡물을 많이 먹었다니 치아가 지금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건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400년대 이후로 사탕수수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충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동물의 털로 칫솔 비슷하게 쓰기도 했고 플라그 제거를 위해 거친 아마포(Linen)에 파우더(Sage란 약초애 소금을 배합, 혹은 로즈마리를 태운 숯, 후추 갈은 것과  민트 등 약초 방향 성분, 계란 껍질, 뼈조각, Chalk갈은 것 등을 섞은 치약개념)를 묻혀 닦았다. 

뿐만 아니라 구취 제거를 위해서 민트나 시나몬을 와인이나 식초에 담궈 만든 마우스 린스도 썼다고 한다 (특히 하얀 치아와 좋은 입냄새에 아주 많은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Fennel(미나리류), Clove(정향), 파슬리 등을 씹기도 했지만 대신 치아 마모도는 상당히 컸는데 곡물 이외 건어와 육포 섭취로 인한 마모가 심해 치아상실의 한 원인이 됐다. 예상했겠지만 중세 시대의 10% 가량의 사망 원인은 치아를 뽑다가 생긴 감염이라고 한다. 이발사 이외에 마차로 돌아다니면서 발치해주는 사람이나 심지어 대장장이가 뽑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조악하기 짝이 없는 포셉 형태로 발치를 하다 보니 치아가 부서지거나 치근이 남거나 주변 치아에 손상이 심했다고 한다.

문헌에 보면 외과 수술로서 구강암을 치료한 기록도 있다.(불로 달군 기구로 지지고 태워서 Lesion제거 후 봉합) 치통이 이렇게 무섭다보니 1314년 John Gadsden이 쓴 치통예방법을 보면 심지어 매년 2월 9일 St. Apollonia기념일에 교회에 가서 그녀앞에서 기도하면 연중 치통을 피할수 있다는 글도 있었다.

아폴로니아라는 여자는 AD 249년 Alexandria에서 종교 박해로 모든 치아를 뽑히고 산 채로 화형을 당해 순교한 여자장로(?)라고 한다. 무엇보다 어처구니 없는 요법은 까마귀의 부리를 목에 걸고 있으면 치통을 사라지게 한다는 미신도 있고 여러 발이 달린 지네를 바늘로 찌른후 그 바늘로 아픈 치아를 건드리면 치통이 없어진다고 한다.

치통이 벌레에게도 옮겨진다니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도무지 믿겨지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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