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범 원장의 리얼 개원 스토리](11) 셀프경영, 우리 치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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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범 원장의 리얼 개원 스토리](11) 셀프경영, 우리 치과의 미래
  • 허원범 원장
  • 승인 2022.12.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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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원 예정의다. 그것도 신규로 처음 개원하는 완전 초보치의다. 
이미 예전에 성공적으로 개원한 여러 개원 선배님들의 말씀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막 개원하는 내 이야기 또한 실질적인 도움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 재미 또한 있을 것이라 생각돼 덴포라인에 연재하기로 했다. 
개원을 생각하는 봉직의 선생님들이나 개원 준비 중인 원장님들 그리고 이미 개원하신 원장님이지만 요즘 개원하는 젊은 치의들이 시대에 맞게 스마트할지 여전히 아둔하게 개원하는지 궁금하시다면 한동안 펼쳐질 제 이야기들을 잘 따라와 보셨으면 한다.
글 | 허원범 원장(더센트럴치과)

 


셀프경영

개원은 ‘종합예술’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부동산 영역에 속하는 입지선정부터, 인테리어, 기자재 구비, 직원관리, 세무, 건강보험에 대한 이해, 광범위한 치과진료지식, 경영과 마케팅, 의료시스템 구축 등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빠지지 않고 잘 해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놓치는 것이 생기고 큰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개원 초기에는 마치 이제 세상을 처음으로 접하는 아이처럼 여러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것이 먼저 개원한 선배 원장이든, 동료 원장의 도움말이든, 인테리어 사장님이든, 임플란트 회사 영업사원이든 재료상이든 말이다. 자존심을 세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들에게 묻고 필요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한 여유가 된다면 정식으로 개원컨설팅을 받는 것도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다. 근래 신규개원을 하는 원장님들은 많이 그렇게들 하는 것 같다. 

단, 스스로 어느 정도 구분을 해야 한다. 내 성장을 위해서 이러저러한 것들은 스스로 해봐야 하고(예를 들어 업체선별, 직원채용, 인테리어 도면, 보험청구 등) 또 어떤 1회성 잡무나 단순반복 작업들은 원장이 직접 해도 좋겠지만 시간과 노력에 대한 비용을 생각해 대행을 하고(예를 들어 개설신고, 필증 수령, 업체미팅일정 조율, 주기적 소모품 주문 등), 다른 어떤 것은 초반에는 외부의 도움을 받다가 그 노하우들을 인수 받는 것으로(예를 들어 마케팅, 직원관리, 장비의 간단한 유지보수 등) 말이다. 특히 여러 항목 중에서도 노무에 관련된 것들이 셀프경영으로 이행하기 위해 주로 그렇다고 본다. 처음에는 노무사의 도움을 제법 받아야 하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경영노하우를 터득하고 관련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더구나 직원이 안정되면 그 직원들에게 외부 업체의 역할을 배우게 함으로써 여러 외주들을 대체하고 그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마케팅 역시 어느 정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즉, 처음은 누군가에게 챙김을 받는 등 도움을 주로 받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딛고 일어서서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경영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셀프경영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원장의 판단력과 통찰 또한 기를 수 있다.

개인과 환경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진료 외 경영관련 업무 주체 구분을 아래에 정리해 보았다. 치과 경영업무들에 대한 자신만의 영역 기준을 만들어 놓는 편이 좋다.

 

우리치과의 미래_시작에 대한 복기

필자는 가족과 함께할 집을 서울 인접한 곳에 분양 받았기에 서울이나 근처 경기도 개원을 진지하게 고려했고 개원장소를 찾기 위해 서울 근교를 많이 돌아다녔다. 봉직의 생활도 거의 서울이나 근처 수도권에서 했다. 하지만 무슨 운명에서인지 부모님 고향에서 너무 마음에 드는 자리를 우연치 않게 발견했고 단번에 계약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큰 과정이나 작은 과정이나 할 것 없이 너무 순조로웠다. 

입지나 인테리어 과정, 직원, 적절한 주변인들 만남, 자금순환, 교통, 시기적절한 정보 등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나하나 잘 조직되었고 거의 모든 것이 딱 맞게 돌아갔다. 흡사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지 착각할 정도였다고 할까.

살면서 이렇게까지 운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물론 이것들은 제법 어려웠던 지난날들에 대한 보상일 수 있으며, 또한 당연히 앞으로 다른 형태의 힘든 시간들도 새로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의 일들을 토대로 보자면 내가 한 번 더 힘을 내 노력하고 또 미리 앞날들을 준비하면 그에 따른 성과가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끊임없는 노력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들보다 비교적 불리하게 시작해 지금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여긴다.

 

미래의 공간

개원하며 막대한 비용을 끌어 치과 주차장으로 사용할 토지를 매수했다. 주차장으로만 사용하기엔 넘치는 자리이기에 추후 건물을 지어 치과를 확장이전 하든지 임대업을 겸할까 한다. 물론, 그때까지 지불하는 대출에 대한 이자가 꽤 크다. 하지만 계산해보면 그 이자와 병원 임대료를 합친 금액은 내가 알아보던 서울 인근 상가들의 비슷한 평수 임대료와 거의 흡사하다. 그리고 모든 원장님들이 아시듯이 같은 규모의 동일한 원장이 개원한다면 과밀집한 수도권이나 광역시보다는 당연히 소도시가 치과하기에는 유리하다. 처음 주차장 부지를 매수한다고 했을 때 큰 액수 때문에 부모님 포함해 주변 사람들이 염려했지만 내 딴에는 그런 계산들이 있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예상보다는 부담이 더 커지긴 했지만 1년이 거의 지난 지금 돌이켜봐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여긴다.

기대 이상으로 치과가 빠르게 궤도에 올라왔던 것은 참 다행이었다. 사실 계산만큼 치과운영이 잘 되지 않았으면 어느 정도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런 배수진 덕에 더 열심히 노력했고 게을러지지 않고 긴장감 속에서 발로 뛰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전략이 사실 지금까지 내 콘셉트였다. 실행과 노력을 위한 긴장감 유발. 그로 인한 집중력. 그것 역시 제법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또한, 몇 개월 전에는 내 병원이 속한 건물의 마지막 남은 층을 필자가 추가로 임대계약 했다. 아직 병원을 확장하기에는 이르다 생각되지만 나중을 위해 먼저 움직여야겠다는 확신이 선 시점이었다. 그 공간의 일부는 디지털 기공소로, 그리고 나머지는 프랜차이즈 카페로 계획 중에 있다. 직원들 위주로 운영할 수 있으면서 치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이 그나마 내가 아는 선에서는 카페가 적합하다 생각되어서이다. 직원 복지의 하나로 치과 직원들에게는 카페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가끔 발생하는 컴플레인 환자나 오래 대기하는 환자 등에게 카페 쿠폰을 좀 챙겨드리면 치과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결국엔 사람

필자는 일시적으로 인력이 넘치더라도 직원은 되도록 한 번에 두 명씩 채용하려고 하는 편이다.서로 어느 정도 경쟁과 공감대 형성을 도모해 치과 적응을 유리하게 하려 함이다. 또한 앞서 치과시스템 구축에서 언급했듯이 한 직책에 가능한 두 명을 배치해 비번에 따른 결함을 없애고, 한명이 퇴사하더라도 인계가 수월하게 한다. 

데스크 직원은 일반인을 채용하였다. 사람인, 잡코리아 등 일반 구직사이트를 이용하면 이력서가 제법 많이 들어오며 그 중에 스마트한 인재를 잘 고르기만 하면 일처리도 잘하고 구직에 지쳐 한층 겸손해진 좋은 직원을 건질 수 있다.그렇게 두 명을 선발했는데 너무 만족한다.

물론 그러다 보니 필자의 치과는 규모에 비해 데스크 인력이 넘치는 편이다.그래서 데스크 직원들이 단순히 접수,수납만 담당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치과 경영,사무업무,마케팅,광고 업무 등까지 겸하게 한다.그렇게 하니 원장의 잡무를 훨씬 줄이고, 다른 여러  경영업무들의 이관이 가능했다. 곧 추가로 데스크 직원 한명은 디자인 쪽을 좀 더 특화시킬 생각이고, 한명은 카페 창업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항상 지시하거나 가르칠 것이 많은 것이 데스크 직원이고 그것이 필자가 목표로 하는 치과 고급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매출을 향상시키는 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새로 입사한 직원이 있다면 그를 명분으로 회식을 하고는 한다.새 입사인원에게 특별하게 대우해준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함도 있고 직원들 단합 목적도 있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이런 회식 전에는 항상 교육과 건의사항 응답을 포함한 전체 회의가 있다.이런 것이 필자가 그동안 봉직의 치과생활을 하며 보고 듣고 배우다가 구축한 직원관리 노하우이다. 이렇게 단단하게 다져지는 직원들이 또한 필자 치과의 미래이지 않을까 싶다.


성장은 그치지 않는 학습에 있다

어느덧 개원한지 10개월차에 들어서고 있다. 물론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상권 매출분석 사이트의 지지난달 매출 추정 분석 기준으로 볼 때필자의 치과는 지역 내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1인 원장으로 시작해서 단기간 안에 가파른 성장을 한 것이다. 그만큼 처음 구상했던 여러 가지 치과시스템들을 제법 갖추었지만 아직 부족한 점들도 많다. 진료에서는 덴처와 교정 공부를 따로 더 해야 할 것이고, 치과시스템에서는 디지털을 본격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필자는 치과 공부 전 학부에서 컴퓨터 관련된 과를 전공했으며 첨단 디지털 전자기기를 무척 좋아한다. 

더구나 현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1차적 목표라 할 수 있는 모델리스 워크플로우가 구비된 치과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다. 즉 디지털을 무서워하거나 멀리할 배경의 캐릭터는 전혀 아니다. 

하지만 결국 디지털이 해결하지 못하는 케이스들이 생길 경우 아날로그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과 비용부담으로 치과 및 직원의 아날로그시스템을 먼저 정비하고자 개원 초기에는 디지털을 처음에는 전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제 주요 할부계약들이 만료됨에 따라 디지털 장비들을 도입할 예정이다. 치과에서 디지털로의 흐름은 덴처에서 임플란트의 흐름처럼 당연한 방향성이라 생각한다. 항상 배움과 새로운 영역에 대한 낯선 느낌이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루고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영역의 학습은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임상을 더 편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경쟁력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원하는 사람이 학습을 게을리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가 않다.

 

1년간의 연재를 마무리하며

벌써 1년간 연재한 개원스토리의 마지막이다. 처음 베러투데이 김석범 대표님(오늘치과 원장)께 연재 제의를 받았을 때는 부담 반 설렘 반이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마감기간에 글을 쓸 때는 잠을 줄이고 제법 보이지 않는 압박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글이 완성된 후 느껴지는 성취감과 결과물에 대한 포만감은 항상 그런 스트레스를 잊게 했다. 또한 ‘글’을 써야만 지속적으로 지적 성장을 이룰 수 있으며 내 머릿속에 일시적으로 가득했다가 사라지는 한 분야의 지식들이 정리된다는 통찰을 나는 잊지 않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어딘가 에서든 또는 어떤 분야의 어떤 소재로든 글을 쓰고 책을 추가로 집필할 생각이다. 안주하지 않고 달려온 덕에 현재 필자는 학교를 졸업한 해가 그리 많이 지나지 않은 것에 비해 제법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 같다. 적당히 쉬어도 될 것 같은데 왜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지 주위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는 한다.

언젠가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저술한 <시험의 전략>에서 일부 할애한 에세이면에도 기술했지만, 치전 입학할 당시 적당한 입시시험 점수를 받고도 원했던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 더욱이 1년을 날것으로 더 수험해야 했다. 이때 평생 안주하며 살지 않기로, 치과 이상의 것을 하기로 스스로에게 맹세했다. 모두 다 가진 것보다는 채워지지 않은 어떤 것이 발전에 대한 원동력을 만들어 낸다. <위대한 개츠비>처럼, <인간의 굴레>의 필립처럼.

그렇다고 앞만 보며 달리며 행복을 놓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두 아이들을 키우며 즐겁게 잘 살고 있다. 

단지, 지금이란 시간에 안주하지 않으며 필요한 일들, 기회가 될 수 있는 일들을 귀찮다는 핑계로 하지 않는 것을 경계할 뿐이다. ‘각성한 토끼’, 치타와 한번 경주해보고는 자신이 거북이처럼 느리다며 긍정적인 착각을 하고 살아가고자 할 뿐이다.그것이 성장과 노력에 대한 의지를 만든다.

글을 보시는 원장님들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오늘도 파이팅 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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