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편지] (53)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호모 렐리기오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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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편지] (53)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호모 렐리기오수스
  • 권호근 교수
  • 승인 2023.02.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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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저서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과정을 인지 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 등, 네 개의 장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인류의 농업혁명의 시작은 1만 2천 년 전이고 국가와 종교의 시기는 5천 년 전입니다. 우주 창조를 135억 년 전이라고 할 때 문명을 이룬 것은 아주 짧은 기간이며, 그간 이룩한 성과는 경이롭습니다.

인류의 시조인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사피엔스는 각각 다른 지역에서 시간차를 두고 출현해 생존경쟁을 했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최종 경쟁에서 승리하며 인류의 시조로 현재까지 진화해 왔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다른 호모 종보다 몸집도 작고 육체적으로 약한 호모 사피엔스가 최종 승자가 된 요인으로 측두엽 발달로 발전된 언어 소통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집단의 神話를 창조, 이를 공유하고 결속시켜 더 큰 집단으로 다른 호모 종에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신화가 부족이 국가로 발전될 때 통합하는 종교로 발전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하버드 대학교의 철학 교수 화이트 헤서의 저서 『종교란 무엇인가?』에 나온 내용과 같습니다. 그는 현재까지 생존한 민족에게 종교 유전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우식학회에 참석 후 휴가를 겸해 로마에 며칠 묵으며 혹자가 느낀 매력은 유럽 문명사가 한 도시에 압축했다는 점입니다.

회랑 건축 판데온부터 건축사적으로 중요한 바실리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양식의 성당을 볼 수 있습니다. 건축 양식 중심으로 여러 성당을 갔고, 모두 잘 보전되어 있었습니다. 대다수 성당 내부는 걸작 수준의 성화와 조각들로 장식했고 화려한 프레스코화의 천장은 경건함과 감동이 동시에 생깁니다.

유명한 성당 말고도 숙소 근처 평범한 성당을 가면 외부 모습과 달리 내부는 화려한 장식과 돔 구조의 천장은 엄청 높습니다. 특히 바티칸 대성당의 웅장함이나 내부의 정교한 조각품을 보면 짧은 기간에 이룬 인류 문명과 르네상스 시대 천재들이 감탄스럽습니다.
그러나 종교에서 해선 안 될 면죄부까지 팔며 건축한 화려하고 거대한 바티칸 성당,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진 큰 규모의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볼 때 종교 건축물이 단지 종교적인 목적만을 위해 건축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힘든 노동을 했을 장인들과 백성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추측하면. 돈을 벌기 위해 또는 강제노동에 동원됐을 수 있지만 종교적 동인 없이 섬세하고 웅장한 건축물을 세울 수 없을 것입니다. 신앙을 위해 카타콤베 지하묘지에서 생활한 초기 기독교 신자들, 가혹한 고문과 형벌을 마다치 않았던 순교자들의 역사적 흔적을 보며 “종교란 무엇인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인간이 개, 돼지와 가장 다른 점은 인간만이 자신의 사상이나 종교적 신앙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불사한다는 것입니다. 

신앙과 사상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생물종은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며. 어느 순간인지 모르겠으나 생물학적 존재에서 영적인 존재로 진화했습니다. 영적인 존재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종교이며, 혹자는 종교야말로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렐리기오수스로 발전시킨 종교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로마 여행 기간 중 머릿속에 떠올랐던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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