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기고] 치과영역에서의 약물요법 힌트
상태바
[임상기고] 치과영역에서의 약물요법 힌트
  • 덴포라인
  • 승인 2009.08.18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분야라는 관점에서 볼 때 구강 내의 풍부하고 원활한 혈류와 타액의 윤활이라는 국소적 특성으로 인하여 수술이나 외상 후에도 신체내의 다른 부위에 비하여 감염의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그래서 과거에는 비교적 간단한 구강 내 처치나 발치를 포함한 소수술 후의 전신적 약물투여에 대한 관심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시행된 후 약물요법에 대한 정보가 환자와 약사를 비롯한 관련자들에게 공개되면서 환자가 스스로가 전신질환이나 본인의 신체적 여건을 잘 파악하게 되고 평소에 사용하는 약물에 대한 상식도 높아졌다.

또한 구강악안면 영역의 광범위한 임플란트 시술이나 안면 성형, 미니임플란트를 활용하는 치아교정, 고난도의 치주수술 등이 점차로 널리 시행되면서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상승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치과의사들은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지연성 합병증뿐만 아니라 사용되는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나 예기치 못한 약물상호작용 등에 대한 부담까지 안게 되었다. 심지어 약물의 효과보다도 안전성이 더욱 널리 강조되는 최근의 사회적 추세를 보면 앞으로는 환자개개인의 전신질환이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감안하여 비록 간단한 치과처치 후에도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약물처방을 구성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치료 전에 갖고 있던 사람의 생각과 치료 후에 증상의 소실이 일어난 다음 갖는 마음이 다르고 환자 각각의 신체 조건이나 체질역시 상이하므로 전신질환이 있거나 특이체질인환자의 처방에 유념해야 한다.

그러므로 환자는 물론 치과의사 스스로의 보호를 위한 처방의 원칙은 치료 전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숙지하고 적절한 제제를 선택하여 충분기간동안 사용함으로써 최적의 치료효과를 얻으면서 후유증도 예방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환자가 현재 사용 중인 약물과 바람직하지 않은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피하고 약효를 높일 수 있는 중복투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치과치료를 받는 환자 중 특히 유의해야할 전신적 특성을 갖는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임신
임신의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 중인 환자를 치료하는 치과의사는 안전조치와 함께 치료 또는 약물요법을 시행할 때 임산부와 태아 또는 신생아에 최소한도의 영향을 미치는 요법을 선택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평소와 다르게 모체와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정신적 및 생리적 변화들이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들이 끼치는 영향으로부터 임신 중 또는 수유중인 모체와 신생아의 효과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임신이라는 특수한 신체적 상황에 대해 숙지해야 된다. 어떤 치과치료를 받거나 약물을 투여 받은 경험이 있는 임신부의 고민과 불안은 출산 후 신생아의 정상적인 모습을 확인할 때까지 계속된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각종 서적 등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환자 스스로가 임신이나 수유 시의 주의사항과 피해야 될 약물과 같은 많은 정보에 쉽게 접할 수도 있다. 일부 편향된 지식에 접한 환자들은 자신의 치료내역이나 투여 받은 약물에 대해 꼬치꼬치 질문하거나 임상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사소한 오류에도 과민한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임신 중이라 해도 치과치료나 외과적인 수술이 금기가 되지는 않지만 인간은 언제나 어떤 불행한 사태를 당했을 때 그 원인이 명료하지 않은 경우에는 어떤 사람이나 사건 탓으로 돌리려는 자기회피 심리가 있다고 한다.
 
2)노인환자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약물에 의존하려고 한다. 병원에 다니더라도 한 두 곳의 병원방문에 만족하지 않고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다른 병원에서 받는 치료나 처방을 자세히 말하지도 않아 중복된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노인층의 80%이상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질환은 대개 증상이 모호하고 특징적이지 못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어렵게 한다. 따라서 노인들이 사용하는 약은 의사의 처방을 때로는 불신하고 오히려 주변의 풍문에 휩쓸려 스스로 처방하는 경향까지 높아서 결과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이유에 의하여 노인 환자에 대한 약물요법상의 특징으로 투여되는 약제가 복합적인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를 Polypharmacy 라고 부른다. 이렇게 여러 가지 약물이 투여되면 약물들끼리 약물상호작용이 나타난다. 우선 투여과정에서 다른 약물끼리 일으키는 물리화학적인 변화에 의한 약물상호작용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흡수과정에서의 상호작용이나 대사, 분포과정에서의 상호작용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치과의사는 먼저 노인환자에게 사용되어지는 약물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하고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약물들을 분리하여 투여하거나 약물의 종류를 줄여 부작용을 방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처럼 노인에게 빈번히 나타나는 약물 부작용의 원인은 투여되는 약제의 종류가 많고 약물의 흡수 및 대사와 배설에 관여하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점상피하출혈이 있는 노인들은 출혈시간이 연장되어 지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타민 K를 치과치료 전 1일과 치료 후 2일간에 걸쳐 적용함으로써 원활한 술 후 지혈을 도모하고 보통의 NSAIDs나 아스피린처럼 혈액응고 기전을 방해하지 않고 위장관 부작용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해열진통제의 사용이 유리하다.

3)당뇨환자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는 임플란트 수술이나 각종 치과수술은 미세혈관의 혈류장애와 면역기능의 저하로 창상의 치유가 지연되고 감염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여 실패의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혈당강하제의 투여나 인슐린 주사로 술 전혈당치를 조절해야만 하고 술 후에도  치유가 진행되는 동안 철저한 혈당관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임플란트 시술을 포함한 치과수술을 위해 술 전에 조절이 이루어진 바람직한 혈당치의 목표는 115-140mg/dl이다.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라 할지라도 식사 후 2시간에 측정한 혈당치가 최대한 150-250mg/dl 이하로는 유지되어야만 임플란트 수술이나 구강외과적 수술이 가능하다. 이렇게 혈당이 유지된 다음에도 수술일정은 아침 첫 수술이 되도록 잡는 것이 좋고 수술 중에는 매시간, 수술 후에는 매 6시간마다 혈당을 측정하면서 정상치를 유지시켜야 수술부위의 치유와 감염의 예방에 유리하다.
 
당뇨환자가 상용하는 혈당강하제의 종류에 따라 임플란트 수술 후 사용되는 항생물질이나 소염진통제를 포함하는 각종 약물과 바람직하지 않은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으므로 병용요법에 유의해야 한다.

4)고혈압환자
고혈압 환자인 경우 발치 등 치과수술 전에 특별히 유의해야할 사항은 수술 전 후에 환자의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킴으로써 고혈압의 급성합병증으로 나타나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표적기관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즉 발치수술을 포함한 치과치료는 환자에게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일시적인 혈압상승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수술 중 혈압상승인자인 에피네프린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하게 되므로 반드시 정상혈압을 유지시킨 후 치료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수술이 끝난 다음에도 환자가 상용하는 고혈압약과 수술 후 사용되는 항생물질이나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제제나 기타약물들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혈압상승이나 출혈의 연장을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병용요법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뇨성 혈압강하제는 세뇨관을 통한 신장배설을 촉진시키는 약물들이므로 신장을 통하여 배설이 이루어지는 항생물질, 특히Aminologlycoside계의 항생물질이나 vancomycin과의 병용으로  이 독성이나 신장 독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또한 이뇨성 혈압강하제를 투여 받는 고혈압 환자에게 신장을 통하여 배설되는 보통의 소염진통제(NSAIDs)와 병용하면 혈압강하 효과가 저하되고 신장 기능을 저해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소염진통제(NSAIDs)대신 해열진통제 류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통의 진통소염제(NSAIDs)는 혈압강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이뇨제와 병용하면 약물상호작용을 일으켜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고 혈압강하효과도 떨어뜨리게 된다. 
 
5)뇌경색이나 심근경색 환자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이나 핼액응고 방지제를 복용하는 환자들도 많다. 아스피린의 항 혈소판 작용기전은 cyclo-oxygenase를 acetylation시켜 혈소판의 thromboxan A₂ 생성을 억제하고 혈관내피세포의 PGI₂ 생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즉 일단 혈관성질환을 경험한 환자에게 혈소판 응집을 저해하여 혈관을 막게 되는 혈전이나 색전의 형성을 방지함으로써 2차 발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저 용량의 아스피린을 투여한다.

저 용량의 아스피린제제를 투여 받는 뇌경색이나 뇌졸중 환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포함한 치과수술을 시행하고자 한다면 수술 후 출혈가능성이 증가하므로 수술 1주일 전에 미리 복용을 중지시킨다. 또한 저 용량의 아스피린 제제를 투여 받고 있는 환자에게 다른 소염진통제(NSAIDs)를 병용하면 천식의 발생 율이 높아지고 소염진통제의 효과가 감소하며 신장 기능의 저하와 함께 NSAIDs의 위장관부작용을 증폭시키므로 병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Clopidogrel 75mg(플라빅스; PLAVIX 정)은 adenosine diphosphate(ADP)-induced platelet aggregation에 대한 선택적인 저해효과를 나타내어 항 혈소판 효과를 발휘한다.
thromboxane A₂ 또는 prostacycline 합성, phospholipase A에 대해서는 큰 효과가 없다. Clopidogrel 은 Ticlopidine보다 부작용이 적고 저 용량의 아스피린에 비해 위험도가 감소된 비교적 안전한 약이다.

만일 플라빅스를 투여 받는 환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포함한 치과수술을 시행할 때는 최소한 수술 7일 전에 이 약물의 복용을 중단해야 원활한 술 후 지혈효과를 얻을 수 있다.

6)장기이식 환자
신장이식이나 간이식 등 장기이식 환자가 사용하는 면역억제제는 환자의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감염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임플란트 수술을 비롯한 치과치료 시에 철저한 무균원칙을 준수하고 수술 전과 수술 후에 적절한 항생물질을 충분기간 사용함으로써 감염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장기이식 환자에게는 안전하고도 강력한 세파계의 항생물질과 함께 출혈시간을 연장시키는 NSAIDs를 사용하지 않고 해열진통제나 비마약성 진통제류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러한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는 환자들이 치과수술이나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경우에는 수술 전후에 니스타틴 현탁액과 클로로헥시딘 용액을 교대로 사용하여 가글함으로써 곰팡이 균이나 일반세균에 의한 감염을 예방한다. 구강 내 진균감염은 간이식 후 전신으로 감염이 확산되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이식 환자의 사전 치과치료와 구강감염 예방은 모든 감염예방의 기본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