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경신구사(敬身九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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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경신구사(敬身九思)
  • 김동석 원장(춘천예치과)
  • 승인 2013.01.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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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원장(춘천예치과)

 

▲ 김동석 춘천 예치과 대표원(치의학박사)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저자

      최근 한자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무척 강조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초등학생이 4급정도까지는 딴다고 합니다. 4급이면 천자문을 암기하는 수준입니다.  중학교 교과서 수준이 천자문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영어뿐 아니라 한자의 조기교육도 일반화된 것입니다.
 일부러 한자를 공부하기 좀 힘들지만 좀 쉬운 한자 공부를 하기에는 소학이 좋은 것 같습니다. 소학(小學)은 중국 남송시대 주희(朱熹;朱子)의 감수 아래 그의 제자인 유청지(劉淸之) 등이 편찬한 책입니다. 대학(大學)에 대응되는 말로 아동의 초보교육을 위해서 일상적인 예의범절과 어른을 섬기고 벗과 사귀는 도리 등을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편찬되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사람다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소학은 뛰어난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한 지침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소학의 주제는 바로 자신의 몸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몸의 훈련은 사람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없는 '사람다움'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학은 인간관계를 위한 기본적인 코드를 제시하고 개인의 모습을 네트워킹시켜 사회조직의 일원으로 훌륭하게 자랄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학(小學)의 경신(敬身)편을 한번 살펴볼까요? 여기에는 군자가 행함에 있어서 심사숙고해야할 9가지 덕목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행동에 옮기기 전에 그리고 행동을 할 때 이 덕목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비스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 소학의 경신구사는 서비스하는 자세의 현대버전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고 다른 어떤 가르침 보다도 중요합니다.

1. 시사명(視思?) ; 눈목目 ; 보는 것은 분명하고 확실한가?
 입바른 소리를 많이 하는 것 보다는 보여주는 서비스가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보이는 것도 더 확실하고 분명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열번을 설명해주는 것 보다도 비쥬얼하게 한번 보여주고 직접 체험해보도록 하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르고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체험학습이 중요시 되는 이유입니다. 어렵고 힘들게 이야기하고 고객의 머리속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은 서비스입니다. 보여주는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2. 청사명(聽思聰) ; 귀이耳 ; 들음은 총명한가?
 고객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그냥 잘 듣는 것으로는 총명한 귀가 될 수 없습니다. 고객이 돌려 말하더라도 그 속의 의미를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총명함이란 바로 그정도의 센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3. 색사온(色思溫) ; 얼굴빛色 ; 표정은 온화한가?
 상대의 얼굴빛을 보고도 우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당신의 얼굴색과 표정으로 많은 것을 상대 고객은 미루어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는지, 경청하는지 얼굴빛, 표정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서비스의 기본은 인사와 미소입니다. 하지만 가식적인 인사와 미소는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는 온화함만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게 얼굴빛에 드러납니다.

4. 모사공(貌思恭) ; 얼굴貌 ; 용모와 태도는 공손한가?
 예의 바른 안모와 태도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우리의 얼굴과 몸에서 풍기는 이미지로 우리의 마음은 쉽게 알려질 수 있습니다. 표정을 관리하고 자신만의 센스있는 몸가짐, 화장법, 코디법 등은 프로다운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5. 언사충(言思忠) ; 말씀言 ; 말은 진실, 실천가능한가?
 말만 잘한다고 고객이 마음을 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입바른 소리를 하고 진실을 담아서 하지 않는 이야기는 고객이 더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 상담을 하더라도 진심을 다하고 실행 가능한 이야기들을 해야 합니다.

6. 사사경(事思敬) ; 섬길事 ; 남을 바르게 대하는가?
 상대방을 높여주는 것은 그 사람에게 호감을 사거나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칭찬은 속보이는 상술이나 아부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경(敬)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7. 의사문(疑思問) ; 의문疑 ; 의문나면 항상 묻는가?
 고객에게 제대로된 의견을 듣고 싶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으면 그때그때 적절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은 고객에게 바른 생각을 하도록 인도해주는 빛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8. 분사난(忿思難) ; 성낼忿 ; 화날 땐, 더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는가?
 고객과의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이해가 안되고 자신의 분(忿)을 조절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자칫 섣부른 행동이 불러올 더 큰 문제를 미리 예측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9. 견득사의(見得思義) ; 얻을 得 ;  이득을 볼 때, 과연 그것을 취함이 옳은 것인지 생각하는가?
 자선사업이나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고객과의 관계는 서로의 이익을 염두해두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그 이익이 치중되면 올바른 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균형에 어긋나는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이것이 의(義)로운 것인지 양심에 물어봐야 합니다.

 이 덕목들은 결국 모두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배려하는 말들입니다. 자기성찰과 타인배려는 이처럼 인간관계에 필요한 필수 덕목들인 것입니다. 대학의 내용이 아닌 소학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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