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회원의 마음을 모으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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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원의 마음을 모으는 방법
  • 덴포라인 취재팀
  • 승인 2013.04.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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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제도, 참 많이도 바뀌었습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4대 윤보선 대통령은 국회에서, 8대 박정희 대통령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선제로 선출됐습니다.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미국의 선거제도를 모방해 급조한 대통령선거인단이 뽑기는 했으나 이전 간선제와 별 차이가 없었죠. 이후 13대 노태우 후보가 6.29 선언을 하며 직선제를 수용한 뒤 지금까지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고 있습니다.

직선으로 진행한 대통령 선거는 2대부터 현 18대인 박근혜 대통령까지 10번이니 직선이 간선보다 두 번 많네요.

미국 등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도 간선으로 대통령을 뽑는데 왜 우리는 비용도 많이 들고 선거를 위해 임시공휴일 지정도 하는 직선제를 고집해야 할까요. 그건 아마도 우리나라 정치사의 아픈 기억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간선으로 진행된 대통령 선거 가운데 우리 뇌리에 가장 아프게 각인된 것이 8대부터 11대까지의 통일주체국민회의 선거였죠. 장충체육관에 전국 대의원 5000여명이 모여 투표를 하고, 100%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되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입니다.

더구나 당시에 당선된 분은 20년 가까이 대통령직을 수행했고, 비명에 서거하지 않았다면 그 후에도 한참을 더 했을지도 모르니까요.

게다가 이름만 바꾸고 똑같은 방식과 장소에서 진행된 12대 대통령선거인단의 선거는 99.9%의 지지율로 국민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비난하던 북한의 선거 지지율을 간단히 넘어섰죠.

1년여 남은 치협 선거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당연히 회원 직선제냐, 대의원 간선제냐, 그도 아니면 대의원에 선거인단을 추가하는 간선제냐 하는 것이죠.

치협은 최근 펴낸 ‘보건의료관련 직능단체의 선거제도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다른 단체들의 선거방식과 외국의 선거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의협의 경우 직선제와 간선제를 넘나들다가 지난해 총회에서 다시 직선제로 정관개정을 해놓은 상태라 다음 회장은 직선으로 뽑게 됩니다.

앞으로 치협 선거제도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요. 그렇지만 얼마 전 회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한 치과의사단체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연세 지긋한 토론자가 했던 발언은 곱씹어볼만한 맛이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방식만 바꿔서는 치과계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직선제든 간선제든 회원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 방법을 논하면서 내 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남의 얘기를 들을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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