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공공의료, 제 역할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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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공공의료, 제 역할 찾아야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3.04.24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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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의료원 사태가 폐업을 1달 유보키로 합의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6일부터 경남도청 신관 옥상 철탑에서 농성을 벌이던 진주의료원 노조 박석용 위원장과 민주노총 강수동 진주지부장이 23일 오후 3시 30분쯤 폐업 유보 소식을 듣고 철탑에서 내려왔습니다. 노조와 경남도는 이날 비가 오고 기온이 떨어지는 날씨에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박 지부장의 건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까운 생명이 해를 입지 않아 우선 안도하는 마음입니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합리화가 화두가 되면서 공공의료도 실적이 우선시되는 모양새입니다. 환자를 보면서 수익을 올려 자립을 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예전부터 공공기관은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기반시설, 말하자면 철도나 도로 등의 교통시설과 공원 등의 공간시설, 전기나 가스 등 공급시설, 화장장 등의 보건위생시설을 관리하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공원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얻기란 만만찮은 일이므로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경영보다는 관리에 치중하는 면이 적지 않았고, 공공보건의료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보건소와 보건지소 등 보건기관은 물론 각 시‧군의 의료원들도 수익이 아닌, 질병 예방관리에 치중했던 것이지요.

진주의료원을 비롯한 최근 공공의료에의 도전은 의료원이 이러한 구태(?)를 벗어나 자립에 가까운 상태로 돌아서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공공의료든 공공시설이든 정부가 무한정 비용을 투입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일정부분 수익에도 신경을 써 자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민간의료에서 담당하지 못하는, 공공의료가 해야 할 일은 분명 따로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마땅히 지원을 해야 합니다.

또한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도 노조를 앞세워 반대에 힘을 쓸 것이 아니라 타당하게 받아들일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개선점을 찾는데 합심해야 할 것입니다.

철탑에 올라가 농성을 하지 않도록 대화의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과,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다시 점검해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일은 앞뒤를 가릴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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