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탐방] 대한장애인치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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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탐방] 대한장애인치과학회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3.04.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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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면 더 큰 기쁨을 느끼는 것은 나 자신”

People & Academy - Korean Association for Disability and Oral Health

학술과 봉사를 함께 하는 학회… 네트워크로 의료전달체계 마련해야

 

 

 

대한장애인치과학회는 장애인치과 학문 영역의 발전과 진료에 충실을 기하고자 2004년 10월 22일 발기인대회를 거쳐 그해 11월 27일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창립 당시 치과의사는 물론 위생사와 기공사 등 1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 학회의 목표와 주요 사업을 결의하는 한편, 경희 치대 이긍호 교수를 초대 회장으로 하는 임원진을 선출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창립총회에는 세계장애인치과학회 전 회장인 프리드만 박사가 특별강연을 하는 등 우리나라 장애인 치과학회의 발전을 위해 세계가 주목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13일 제 10회 정기총회에서는 학회 제 5대 회장에 백승호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치과보존과 교수를 선출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기도 했다. 신임 백 회장을 만나 장애인치과학회의 비전을 들어본다.

 

 

 

▲ 백승호 회장

Q 대한장애인치과학회 5대 회장으로 선출된 소감을 말씀해 달라
장애인치과학회의 저변을 넓혀 달라는 시대적 요구로 알고 성심을 다해 학회 발전에 힘쓰겠다.
아시다시피 우리 학회에는 소아치과 전공 선생님들이 많다. 그것은 선천적인 요인으로 장애인이 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장애를 갖게 되는 원인이 선천적인 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질병 등 후천적인 이유도 많아졌다. 따라서 치주나 보존, 보철, 구강외과 등 치과 각 파트에서 장애인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갈 생각이다.

장애인치과학회의 장점 중 하나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순수 학회는 학술을 위주로 활동하지만 우리는 정책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을 통해 나눔의 정신을 펼치고 있다.

이번 춘계 학술대회도 주제를 ‘나눔과 기쁨’으로 설정했는데, 우리 학회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주제라고 하겠다. 앞으로 나누는 기쁨을 더욱 많이 느끼는 학회가 되도록 회원들과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

Q 학회가 그동안 이룬 성과를 소개한다면
2004년 설립된 이후 오늘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학회는 꾸준히 성장을 계속해 왔다. 2005년 3월 ‘장애인의 치과관리 및 치과학’을 주제로 제1차 학술집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그해 4월에는 춘계 학술대회를 서울대 치과병원 강당에서 개최하는 등 학술발전에 기여했다.
 

장애인 치과진료 활동은 학회가 창립되기 이전부터 뜻있는 분들의 노력으로 진행됐다. 96년에 故 기창덕 박사의 제안으로 서초구보건소에 장애인치과진료소가 최초로 개설됐고, 98년에는 경희대 치대 이긍호 교수가 학부 교과과정에 장애인치과학을 최초로 개설했다.

 

또 민간 병원에서 최초로 장애인 치과진료 전문 부서를 설치한 21세기 치과병원 특수진료과를 비롯해 장애인의 치과진료를 위해 봉사를 아끼지 않는 많은 치과인들의 헌신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학회는 장애인 치과진료를 위해 스마일재단과 서울특별시립 장애인치과병원과 더불어 장애인 치과진료를 위한 학문적‧행정적인 경험을 회원 간에 공유하고 새로운 치료술식과 제도를 창안함으로 보다 수준 높은 장애인 치과진료를 위해 기여해 나갈 것이다.

 

Q 대한장애인치과학회가 타 학회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장애인 치과라는 용어는 치과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는 아니다. 다만 치료의 대상이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장애인 치과라고 쓰고 있다. 다시 말해 어떤 치료 술식이나 장기를 표현하는 용어는 아니고 단지 치료의 대상이 장애인이라 장애인 치과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장애인 치과의 대상은 장애로 인해 치과치료에 대한 협조, 적응, 인내력이 떨어지는 의학적 장애인과 치과라는 환경에 심한 공포를 가지거나 의사소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유아 등 치과진료 시 행동조절에 문제가 있는 치과장애인도 포함된다.

구강은 기본적으로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1차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면서 의사소통 등 사회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구강기능이 저하될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심각한 제약이 따르게 된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공급을 통한 전신적인 건강유지가 필수적이다. 우리 학회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한 구강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행복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Q 회장이 되신 후 어떤 일에 집중하실 계획인가
지금까지와 같이 장애인치과학의 학문적 체제를 만드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장애인 진료 전문가 연수 과정도 더욱 활성화해 장애인치과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도록 함으로써 장애인의 치과진료 접근이 좀 더 용이해지도록 할 생각이다.

또한 지금까지 선천적 장애나 중증장애 중심의 연구와 진료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후천적 장애에도 신경을 더 쓸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치과의 각 진료 분야는 물론 위생사와 기공사 등 회원의 확대로 동참과 나눔, 봉사정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반을 만들겠다.

최근 장애인 진료수가가 보험에서 조금 인상되긴 했으나 아직 현실화되진 않았다고 본다. 수가 부분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이 인정할 만한 근거자료를 마련해 제시하는 활동도 추진할 생각이다.

장애인치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자 델리바리 문제이고, 학회는 이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을 비롯해 전남대와 단국대에 장애인치과병원이 설치됐고, 올해 부산대와 경북대에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강원이나 제주 등 장애인치과병원이 없는 곳을 대상으로 추가 설치를 추진하고 있고, 2017년에는 서울에 제2장애인치과병원이 설치될 예정이다.

학회는 이렇게 마련된 병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장애인진료를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진료망을 형성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다.

 

Q 학회의 현안은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신지
장애인에 대한 진료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몇 명의 장애인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기본적인 실태를 모르면서 정책을 수립할 순 없다.

정부는 2004년에 단 한차례 장애인 실태 조사 사업을 펼친 후 10년 동안 실태파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기관에 있는 장애인은 어느 정도 파악되고 있지만 재가 장애인 부분에 대해선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혜택도 전혀 없다. 정부가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하도록 촉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급속한 인구 노령화로 후천적 장애를 가진 노인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우리 학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가면서 무엇보다 학술과 사회봉사 활동이 밸런스를 잘 맞추도록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를 마치며
백승호 회장은 장애인치과학회의 증례보고를 접하다보면 장애를 갖지 않은 비장애인이란 게 얼마나 행복한지, 그러면서도 이렇게 까다로운 진료를 어떻게 했을까 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다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의 치과계 문제는 자기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했다.

백 회장은 특히 “몇 년 전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의 원장을 맡아 처음 출근했을 때 직원 이직률도 높고 분위기도 안 좋았지만 저부터 모범을 보이며 솔선한 결과 13개 시립병원 중 우수병원으로 평가돼 상도 받았다”면서 리더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후학에게 “길게, 그리고 멀리 보라”고 강조한다는 백 회장은 “장애인치과 분야는 일반 치과보다 몇 배는 더 힘들지만 내가 이 자리에서 봉사함으로써 나눔의 기쁨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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