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박의웅 고려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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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박의웅 고려치과 원장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3.08.05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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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합조정 교정학』

 

▲ 박의웅 원장

1985년 원광대 치대를 1회로 졸업한 뒤 1991년에 고향인 홍성에서 고려치과를 시작한 박의웅 원장. 인구 3만이 채 안 되는 소읍에서 개원하며 1995년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이후로 김영호 교수의 MEAW 코스를 2000년까지, 그리고 2002년까지 Roth 코스를 계속했으며, 현재는 Gnathologic Concept의 교정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 Andrews의 Straight Wire를 번역한 뒤 재작년에 ‘양악수술교정’이란 책을 내놨고, 이번에 다시 『교합조정 교정학』을 저술했다. 박 원장으로부터 책을 쓰는 시골 치과의사의 기쁨에 대해 들어본다.

 

Q 『교합조정 교정학』을 저술한 동기는?
치과의사는 습관적으로 치아의 입장에서 치열을 바라본다. 나는 철저하게 턱관절의 입장에서 치열을 바라보고 턱ㆍ얼굴을 해석했다. 낯선 방식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동료 원장님들과 공감하고 싶었다. 교정치과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심미적인 이유가 아니라 씹어 먹는다는 기능의 관점에서 내 전공을 성찰하고 싶었다.

나는 이번 책을 통하여 임상 교정은 치과학의 여러 과목 중에 단 하나의 과목에 불과하며 씹어 먹는다는 교합의 견지에서도 매우 어정쩡한 방법임을 깨닫고, 환자의 기능교합 수복을 위한 치과학은 여러 과목의 협진과 통합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분명한 사실에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하며, 모든 임상 치의학 과목은 교합조정을 위한 전단계라는 명백한 원리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했다.

Q 왜 책을 쓰는가, 어려운 점은?
나는 나이 들면서 소득에 관계없이 턱관절에 교합을 맞추는 치과 일이 너무 즐겁다. 나는 내 책을 통해, 내가 내 일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자본에 찌들어서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짱돌을 들고 자본의 이마에 생채기를 내고 싶었다. 내가 일하는 방식을 보면, 틀림없이 여러분은 나를 비웃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웃고 있고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그래서 웃고 있는 내가 책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점은 우선 저작권 등의 문제 때문에 좋은 자료를 마음껏 옮길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그리고 우리 치과계의 규모가 협소하다보니 출판사에서 전공 책의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솔직히 이런 문제를 영세한 시골 치과 원장 혼자서 극복하기는 무척 벅찬 실정이다. 이제 우리 대학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치과계의 재료회사 등에서 이러한 역할을 분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교합조정교정학

Q 책에서 ‘턱앓이’ 등 생소한 용어가 보이는데?
턱관절증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배앓이처럼 ‘턱앓이’라고 제안하는 겨레말이다. 나는 지난 책에서 우리말로 치아 이름을 지어보았다. 중절치부터 앞니, 옆니, 송곳니, 겹니, 두겹니, 어금니, 뒷니, 막니라고 했다. 소구치는 영어로 송곳니가 두개라는 bicuspid라서 겹니로 하였고, 제2소구치는 두 번째 겹니라서 두겹니로 했다. 언젠가 겨레말이 우리 전공분야에서 쓰여 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럴 때 우리 겨레의 살림살이와 사람살이도 지금과 많이 달라지리라 믿는다.

 

Q 다음 출판 계획은 어떤가?
사실 이번 책은 ‘바르고 편한 턱관절 중심 교합치료 총서 1’권에 해당한다. 앞으로 차례차례 ‘턱앓이 교정’이라는 2권과 ‘수술교정 교합치료’라는 3권을 발표할 계획이다. 출판사 입장은 이번 책의 반응이 좋아야 다음 책을 출간할 수밖에 없겠지만, 나는 어쩔 수 없는 글쟁이라서, 출판사의 사정과 관계없이 그 책을 지을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며
“자본주의의 간교한 계략에 놀아나는 현 체제는 끊임없이 우리를 프로그래밍하고 있으며, 이러한 책략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자유인”이라는 사르트르의 말로 무장한 채 치과를 사수하고 있다는 박의웅 원장.

“내 발로 걸을 수 있는 것만 해도 엄청난 축복이고 기적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없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의 임상 기술 수준보다 나는 왜 점점 더 치과 일에 재미있어하는 지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그는 “기술은 참 하찮은 것이다. 이번 책에도 썼지만, 기술은 덕(德) 안에 있다. 나는 치과 일이 재미있어서 치과 책을 지어 왔다. 책을 썼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치과를 대하는 자세가 행불행을 가른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의 관념이 사회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사회 상태가 사람들의 관념을 만들어낸다”는 마르크스의 가장 중요한 기본 명제를 끝으로 전하는 그는 “적어도 옆에 새로 생긴 치과 동료를 미워하는 멍청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투박한 말로 자신의 심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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