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존경받는 의사_지속 성장하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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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존경받는 의사_지속 성장하는 병원
  • 정선민 MDPB 수석팀장
  • 승인 2014.09.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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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 병의원 통합재무관리 전문회사 MDPB 수석팀장

회계하라! 회계(會計)하라!

병원 경영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기업의 언어, 즉 병원 경영과 치과 회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회계지식 기반의 의사결정인 숫자경영을 하고자 하는 병원 경영자에게 올바른 회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길 바라며…
 

 

 

 

 


정선민
병의원 통합재무관리 전문회사 MDPB 수석팀장


의사라는 직업은 가족에 있어서는 선망이었고, 해방이었으며, 새로운 신분상승의 문이었고, 가난하고 병든 자에 대한 뜨거운 피가 끓었던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현재에도 고소득 전문직 직업이라 하면 의사가 세 손가락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된 이후에 어디를 가든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존경의 대상까지 되곤 합니다. ‘선생님’ 소리를 듣는 몇 안 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그런 덕분인지 가족모임을 가도,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더라도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의사들이 대가를 지불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두들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또한 자연스레 가족의 경제를 책임져야 하며, 가족 중 사업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 가족 금고나 현금인출기인 양 돈을 토해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되돌려 줄지 기약도 없고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새로 온 모 은행 지점장이 화분을 들고 찾아와서 인사를 합니다. 안면 있는 친구, 선후배들이 찾아와 보험증서를 내밉니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간혹 정말 필요한 금융상품에 가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단지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무슨 내용인지조차 모르고, 아니 관심도 없이 가입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수입이 좋을 때는 괜찮습니다. 현금 흐름에 약간의 데미지가 있지만 곧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쓸어내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입이 그전보다 좋아지지 않는다면 매우 큰 문제가 됩니다. 이미 고정 지출은 늘어날 대로 늘어나 있고, 모아 놓은 자산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점 수입이 줄어들어도 가족들에게, 옛 친구들에게 힘들다며 손을 벌릴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말한다 해도 믿어주질 않습니다. 결국, 대출을 활용해 부족한 자금을 메워나가게 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야간진료도 하고, 토요일도 열심히 일합니다. 여유있게 놀 시간 없이 바쁜 나날이 계속되며 몸은 지쳐가고 점점 일에 재미나 열정도 없어집니다. 의사들은 하루 종일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수십 명의 환자들과 씨름하다 보면 금세 저녁이 됩니다.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 야간 진료까지 하기에 끝마치고 집에 가면 10시가 훌쩍 넘습니다. 자신도 가족도 돌볼 시간이 없습니다. 사회적 안정층이며, 부(富)의 상징인 의사였지만 이젠 그들도 위기에 서있는 듯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들이 어디 가서 이야기할 곳도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의심만 많아져 버렸습니다.

요즘 우스갯소리로 ‘편의점보다 치과 찾기가 더 쉽다’고 할 정도로 치과가 많습니다. 치과의사의 과잉 배출로 촉발된 경쟁 심화는 신규 개원의의 진입장벽을 높였고 의료장비 구입이나 실내외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투자금조차 건지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2011년 730개, 2012년 854개, 2013년 858개나 됩니다. 이제 의사는 더 이상 ‘봉’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동안 ‘봉’으로서 했던 역할을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고 세법이 바뀌면 어김없이 고소득 자영업자인 치과의사나 성형외과의사, 연예인의 세금 탈루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치 모든 의사가 죄인인 양 연일 매스컴에서 떠들어 댑니다. 모두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모든 의사가 불법과 탈세로 점철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난리 법석을 떱니다. 본인은 그렇지 않은데도 남들에게 변명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됩니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중산층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되면서 또다시 국세청은 “세원관리 측면에서 고소득 전문직·사업자에 대한 사후검증을 강화하고 세무조사의 양적·질적 측면을 보완해 탈세를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소득 전문직·사업자의 현금거래 탈세와 허위비용 계상, 부당 환급·감면 등을 가려내고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세무조사 건수도 늘리겠다는 얘기입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도 회계를 모르고 치과경영을 할 수 있을까요?”

물론 회계를 모르고 개원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회계를 모른 채 사업을 계속 꾸려나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눈을 감고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제 막 개원한 개원의들은 회계와 세무 문제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병원을 시작하고 1년이 지났는데도 회계와 세무에 관한 지식을 쌓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개원의는 “병원 회계 공부를 해보려고 했는데 마땅히 교육 받을 곳도 없고 혼자서 독학하기에도 쉽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병원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부터 세금을 신고하고 병원 장부를 기록하는 일이 낯설고 생소해서 지인들과 회계사, 세무사 등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냥 대형 회계사무실이나 세무법인에 기장(記帳)을 맡기라고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크게 성공한 선배 개원의는 다른 이들과 입장이 달랐다고 말합니다.
그 선배는 “김 원장, 처음부터 기장을 외부에 맡기면 나중에 회계와 세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경영인이 되는 거야. 회계사무실에 영수증만 넘기는 원장들이 많은데 정말 한심한 친구들이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선배 지인 중에 강남에서 교정전문 치과를 운영하는 개원한지 10년 가까이 된 친구가 있는데 회계 사무소에 영수증만 던져놓고 그쪽에서 알아서 해주는 대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친구에게 회계와 세무에 대해 물어보면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개원의들은 개원을 하게 되면 주변의 검증되지 않은 세무전문가들의 말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스스로 연구하고 찾아볼 생각은 않고 쉽게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죠. 하지만 땀 흘리지 않고 얻은 것들은 값어치가 없고, 오래 지속되지도 못합니다.
회계야말로 딱 이러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많은 회계사무실에서 단체로 기장을 대행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겠다는 말로 초보 원장을 유혹합니다. 병원 결산과 기장을 원장이 직접 하는 곳이 요즘 어디 있냐고 하면서 외계인 취급을 합니다.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자기 집안 살림살이를 온전히 남의 손에만 맡기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말입니다.

보통 세무회계 사무실이 윤리적으로 투명한 곳이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막연히 세무회계 사무실만 믿었다가 낭패를 당하기 십상입니다. 때때로 병원 인감과 통장 비밀번호 등과 같이 중요한 정보까지 세무회계 사무실에서 요청하는 곳도 있는데 이것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병원 회계장부를 회계 사무실이나 외부 세무사 등에게 통째로 넘기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부 비윤리적인 세무사 회계사들은 병원의 내부 정보나 약점을 빌미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에서는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병원을 신고하는 사람들에게 최대 20억 원의 포상금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기 병원의 경우 일부러 탈세를 하는 게 아니라, 무지해서 세금신고를 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맹점을 악용하는 세무회계 사무실과 세무컨설팅회사도 있다고 하니 병원의 모든 정보를 넘겨주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앞과 뒤, 좌우를 보면서 직접 핸들을 쥐고 있는 운전기사는 그 어떤 비포장도로를 만나더라도 절대 멀미를 하는 법이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핸들를 맡기고 조수석이나 뒷자리에 앉았다간 멀미를 하다가 심하면 3~4년 주기로 구토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단언컨대 병원 내부에 선제적 월 단위 결산집계 시스템을 갖추고 원장 스스로 돈의 유출입을 직접 통제하는 것만이 지속성장하는 병원의 중차대한 세무 리스크 관리의 유일한 대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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