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치과의사로서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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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치과의사로서의 자부심
  • 강길수 대공치협 회장
  • 승인 2015.01.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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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수 대공치협 회장
강길수 대공치협 회장
강길수 대공치협 회장

최근 의료계 관련 만화를 보고 몹시 씁쓸해했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의 7가지 거짓말’ 이란 제목의 웹툰으로 요지는 학생 때 열심히 공부를 해야만 밤늦게까지 일에 안시달릴 수 있고, 안정적인 직업과 돈도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의사가 된다는 과거 어머니의 말씀을 지금 의료인의 현실과 비교한 내용이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많은 치과의사들이 야간진료를 하며 밤늦게까지 치과를 지키고, 주변에는 문을 닫는 치과가 늘어나고 젊은 페이닥터들은 같은 나이 회사원 초봉만도 못받고, 환자에게 멱살을 잡히는 치과의사, 치과의사란 직업은 존경보다는 불신, 인터넷 상에서는 날강도, 도둑놈쯤으로 인식되는 게 태반이다.

젊은 치과의사들을 만나면 나오는 얘기들은 항상 비슷하다. 어려워진 개원 환경, 페이닥터로서의 어려움, 불법네트워크 치과 및 저수가에 대한 걱정…. 주변에서 치대를 가려고 하거나, 자기 자식이 치과의사를 하려고 한다면 다들 말릴 것이라는 내용이다. 치과의사의 직업적 만족도와 자부심이 매우 낮다는 슬픈 사실이다. 의료인으로서 환자들의 신뢰와 전문적인 지식이 직업적인 만족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최근 그 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마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언제부턴가 환자는 치과의사를 더이상 믿지 않게 됐다. 진료비는 ‘의사의 양심’ 이 돼버린 것이 현실인 상황이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혹시 우리 치과의사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최근 젊은 치과의사들이 SNS나 여러 인터넷 활동을 통해서 이러한 현실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현실 속에서 새로이 진입한 치과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죽어라 일해서 자리를 잡아야 하고, 먹고 살기 바쁜 그들에게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발 벗고 나서 행동하라는 것은 굶어죽으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선후배가 하나된 치과계가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같이 행동해야 이러한 인식들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과의사협회가 불법 네트워크 치과 척결, 치과대학 정원 감축 등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또한 치과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현실은 새로 개설되려는 치과대학을 막는 것도 벅차고, 늘어만 가는 여러 종류의 불법 네트워크들을 제지할 법률 제정도 쉽지 않다. 최근 안 좋은 소식들로 더 안 좋아 지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많은 것을 치협에만 맡기고 정작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외면하고 진료를 하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

또한,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불법네트워크 척결, 치과의사 정원 감축 등이 실현된다고 이러한 현실이 쉽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날이 발전하는 치과기술 속에서 역설적으로 점점 낮아지는 진료비, 일률적인 최대 수익을 위한 치과 진료는 환자들에게 불신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치과지식에 관한 홍보, 치과계 스스로 진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환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그 불신을 떨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행동적인 젊은 치과의사들과 치과계 선배들의 경험과 지식이 합쳐진다면 이러한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젊은 치과의사들에게 우리 치과계가 줄 수 있는 것은 치과의사로서의 ‘자부심’이 아닐까? 치과 진료가 진료비가 아닌 진료의 질과 다양성 및 전문성으로 인정받고, 환자와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료인으로서의 ‘자부심’.


<출처> 웹툰 소피알시즌2-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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