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내기 치과의사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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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내기 치과의사들 환영합니다
  • 이계원 원장
  • 승인 2015.02.26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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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 이계원(서울시치과의사회 부회장, 이계원치과)

올해 치과의사 면허번호가 3만 번을 넘어섰다.
많은 새내기 치과의사들도 몇 년간의 훈련과정을 거친 후 개원가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치과의 특성상 임상능력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성향에 의해 개원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소지가 크다. 또한, 비슷한 환경일지라도 개인이 느끼는 성취도나 행복감의 차이 또한 매우 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제시하는 치과의사에 적합한 성향을 살펴보자.
 

 

‘치과의사는 치밀하고 정교한 손재주가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며, 구강질환에 대한 빠른 판단력과 치료결과를 의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분석력이 요구된다.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 정신, 환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친절한 태도, 원만한 대인관계가 필요하다. 현실형과 탐구형의 흥미가 있는, 꼼꼼함과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다.’
 

불량 공산품은 새 것으로 교환할 수 있지만, 의료인의 실수는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다. 치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의료사고로 연결된다. 생명과 직결되기도 하고 심한 장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치과의사에게는 정확히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반복과 숙달, 꼼꼼함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즉 학습한 대로 과업을 정확히 수행하기 위한 실습과 반복을 통한 숙달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평범한 개원의에게 창의력과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그리 중요한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 성공 개원을 위하여 선배 치과의사들은 대부분 위의 내용에 동의할 것이고 후배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다. 여기에 미술적 감각과 경영 능력이 배가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미안한 것들이 있다.
치전원이나 치과대학의 정원 조절 실패에 의한 치과의사의 과잉 배출과 이로 인한 무한 경쟁을 초래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기의 불황까지 겹쳐 저임금의 페이닥터 자리마저 부족한 현실에 가슴이 저리다. 사무장 치과나 불법 네트워크 치과의 척결이 미진하여 명의대여를 요구하는 악마의 유혹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것도 미안하다. 치과의사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여 존경받는 직업군에서 제외된 것은 오래전 일이고 화가 나도 표현하지 못한 채 연기하듯 일해야 하는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에 속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치과는 치료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토대로 성공적인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약 1.1명의 치과의사가 근무하는 치과의원 당 평균 매출이 4억 7천 만 원에 이른다는 통계자료를 보면 치과의사의 월평균 수입이 어림잡아도 1천 만 원 이상 되는 전문직 고소득층이다. 욕심을 조금만 줄인다면 주 5일 근무도 가능하고 여가 생활을 즐길 만한 여력이 있으며 여러 방면에 봉사활동도 가능하다. 자신의 꿈과 열정을 쏟아 부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직업이다.
 

 

의료는 큰 틀에서 진단, 치료, 지속관리와 예방으로 분류된다.
지금까지는 치료라는 항목에 집중해 한국 의료가 발전되어 왔다. 치과 분야도 각종 보철 술식과 임플란트의 개발과 발전이 눈부실 정도이다.
그러나 치료술식의 급속한 발전은 그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구강질환의 진단과 예방에 초점이 모이고 있다.
모든 국민의 건강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치료받으러 가는 치과에서 치료하지 않기 위해 가는 치과로 발전해 가야 한다. 새내기 치과의사가 된 것만으로도 “고생했고 잘해냈다”라는 축하의 인사와 더불어 더 넓은 시야로 먼 미래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한 축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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