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최선의 실행 모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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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최선의 실행 모델을 찾아라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6.02.04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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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눈으로 보는 병원 ❹

 

 

 

일반적으로 경영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어려운 개념으로 생각한다. 김동석 춘천예치과 원장이 연재하는 글은 직접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알기 쉽고 실천하기 쉬운 치과경영이야기를 담고 있다. ‘환자의 눈으로 보는 병원’이란 주제로 김동석 원장의 글을 6회에 걸쳐 연재한다.

 

병원 경영을 10년 이상 해오면서 여러 쓰디쓴경험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병원 경영자는 겸손해야 함을 배웠다. 그리고 경영에 대해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도 배웠다.
10년 이상 나름대로 성공적인 개원을 했다고 생각했고 벤치마킹을 오는 분들에게 겸손을 떨었지만 속으로는 “이만하면 성공했지”라는 오만함에 빠져있었다. 물론 겉모습을 보면 그럴 수도 있다. 대기실에 환자가 넘치고 예약은 2주 이상 밀려있고 직원들은 일하기 피곤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바쁘다는 것을 두고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지금은 성공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얼마나 그 성공을 유지할 수 있을까?

환자 경험을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을 시작하면서 나의 오만함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무서운 치과이고, 친절하다고는 하지만 위기 대처능력은 떨어지고, 가끔은 환자를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대하는 병원이었다. 고객의 소리함은 크고 작은 불만이 끊이지 않고 고객의 목소리에 맞춰 목소리가 커지는 직원도 꽤 많았다. 누구나 자신의 병원에 관심을 가져보고 파악해 보면 나와 같은 경험을 할 것이다. 환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는커녕 최악이 되지 않기를 바라야 하나 하는 좌절감이 들 수도 있다. 환자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우리는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것들을 실행하는 능력이 있다. 내가 아버지가 된 것이 그렇다. 아버지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특별한 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버지다. 하지만 좋은 아버지,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그냥 행동하면 안 된다. 훌륭한 아버지의 롤모델도 찾아야 하고, 책을 통해 배워야 한다. 그리고 자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깨우치면서 배우고 또 실행해야 한다. 환자 경험도 마찬가지다 ‘환자우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환자 경험의 향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일을 추진하려고 할 때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아니면 장애물 자체가 어떤 모습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갈피를 못 잡게 될 경우가 있다. 이때 나는 두 가지로 마음을 다잡는다. 하나는 “기본으로 돌아가자”, 또 하나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이다. 기본이 무엇인지 그리고 작은 것이 무엇인지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환자 경험의 향상을 위해 우리는 “환자 최우선”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적인 실천을 위해 “환자들을 더 잘 보살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수월해진다.

환자 경험을 최상으로 이끌기 위해 병원 조직을 재편성할 필요는 없다. 조직 자체보다는 사람이 변해야 한다. 하지만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환자 경험의 향상을 위해서는 말 그대로 우리의 일상이 변해야 한다. 그 일상은 우리의 습관이고 그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일단 변화를 싫어한다. 특히 각 분야의 중간리더인 실장이나 팀장 들은 이미 익숙해진 자신만의 우선순위에 따라서 일을 처리하고 있다. 한 환자 경험은 병원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에 각 분야의 독립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을 연결시키는 것이 제일 먼저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한다면 의사에게는 강력한 진료 스탭이 필요하고 진료 스탭에게는 의사 파트너가 필요하다. 비진료 인원에게는 이 둘이 모두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각 분야의 리더들과의 소통은 환자 경험 관리에 있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치과에서 진료실과 데스크 사이의 불화는 종종 발견되는 일이다. 서로의업무 영역이 다르다는 인식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로의 업무를 하루만 바꿔 봐도 그연관성은 단번에 드러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 나는 최고의 환자 경험은 의술이라는 생각에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늘 문제는 내 진료의 문제라기 보다는 나의 태도, 직원의 태도, 주변의 환경이나 청결도의 문제였다. 따라서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서 환자만족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그 환자가 그 병원을 최고의 병원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병원은 수많은 절차들로 넘쳐난다. 수많은 상호 연관된 시스템과 절차를 통해서 환자 경험이 전달되는 것이다. 어떤 환자경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본적인 병원 절차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나는 환자 경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습관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절차들이 의외로 서로 공유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아무리 미소를 짓고 서비스의 우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행한다고 해도 환자 경험은 나아지지 않는다. 무너진 절차를 바로 세워야 한다. 잘못된 절차를 환자 경험에 맞추어서 바로 잡기란 쉽지 않다. 중간 리더의 책임감 부족이나 무능력으로 인한 경우에는 경영진의 결단이 요구되기도 한다. 환자에게 투약이 잘못되었다면 그절차도 바로잡아야 한다. 예약을 잡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계속해서 대기음만 들린다면 그것도 고쳐야 할 문제이다. 홈페이지에 올라온문의에 일주일이 넘도록 답변이 달리지 않는다면 홈페이지 관리를 체크해야 하고. 고객의 소리에 실린 안 좋은 글을 삭제해 버린다고 해서 문제가 덮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부서별로 업무별로 장벽이 어느 정도 낮아지고 소통이 된다면, 그리고 병원 절차가 어느 정도 뼈대가 갖추어졌다면 이제는 ‘최선의 실행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최선의 실행 모델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 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낳을 수 있는 기준이 되는 방법이나 기법을 말한다. 그리고 이 모델은 반복적인 개선을 통해 더 나은 모델로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의 실행 모델은 국지적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전체적인 환자의 동선의 흐름에서 마지막으로 데스크를 떠난다고 하자. 치료를 마치고 나가는 환자에게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포함된다.

실제로 단순화시킨 이 질문을 숙지시킬 경우 환자만족도는 높아지고 합병증 발생 시 환자의 컴플레인 감소, 예약 시간 엄수, 의약품 오남용 방지, 소개환자 증가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며 실제로 그런 피드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비교적 단순화시킨 이러한 실행 모델은 병원 곳곳에 만들어 시행할 수 있다. 실행 모델에 환자의 경험 향상을 위한 질문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가이드가 필요하다. 병원 운영에 관여한 사람이라면 환자경험을 조사하기 위해 수 백 가지의 평가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웬만한 질문은 100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우리가 그 모든 질문에 다 집중할 수는 없다. 그 대신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미국의 메디케어에서 실시하는 환자 만족도 조사인 HCAHPS 질문들을 참고로 만든 치과에서의 핵심 영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환자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실행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들 중 최선의 실행 모델을 찾아야 한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명확한 프로세스 지표가 있고 특정 부분의 결과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이면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점과 환자의 동선을 고려해서 순차적으로 점검해야 함도 알았다. 병원 규모에 따라서 모든 구성원이 다 참여할 수도 있지만 점차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소규모 단위로 모델을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효과가 있다면 점차적으로 실행 규모를 확대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협력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지금 당장 당신이 환자 경험의 책임자를 자처하고 이것저것 해 보라고 지시해도 잘 되지 않을뿐더러 그래서도 안 된다. 중간 리더 이상의 연차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그를 진정한 협력자로 먼저 만들어라. 스텝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의사는 최선의 실행 모델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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