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꿈아, 나는 젖어도 너는 비 한 방울 맞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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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내 꿈아, 나는 젖어도 너는 비 한 방울 맞지 마라
  • 최명희(이든치과 총괄부장)
  • 승인 2016.03.08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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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이든치과 총괄부장)

 

▲ 최명희(이든치과 총괄부장)

학창시절엔 꿈이 없었다. 수능 점수에 맞춰 취업률만 보고 치위생과에 입학했고 대학시절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어 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버텨내며 졸업하고 치과위생사 면허증을 취득했다. 초년병 시절에도 여전히 아무런 꿈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고, 돈을 벌어야 했기에 그냥 그렇게 치과위생사로 살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꿈 없이 선택한 길이었지만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 원하던 길은 아니었으나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치과위생사로서 10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러면서 서서히 ‘꿈’이란 게 느껴지고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참 가슴 벅찬 일이었다. 나에게 '꿈’이라는 것은 ‘무엇이 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일해야겠다’는 나의 사명서, 목적의식 같은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치과위생사로서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일하고 싶은가?

 

• 로컬 치과도 일하고 싶은 직장,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 구축을 통해 치과스텝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

• 환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인지시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움을 주는 구강건강 지킴이가 되고 싶다.

• 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의사, 직원, 고객이 행복한 치과, 그로 인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

 

꿈 없이, 목표 없이 달리기만 할 때는 장애물에 부딪칠 때 마다 상처받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꿈’이 생기자 예전과 다름없는 치과라는 공간의 일터, 다름없는 일을 하면서도 모든 순간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설렘을 느끼게 되었다.

치과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의 불만과 불평이 예전의 나에겐 큰 스트레스였고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러나 꿈이 있는 내게는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치과의 잘못이 없는데도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환자에겐 여전히 두려움이 앞서지만 안전하고 올바른 의료 환경을 위해 무례한 태도가 보상받지 못하도록 맞설수 있는 용기를 낸다.

원장님, 직원들과 마찰이 생기는 순간, 예전엔 상대방의 잘못으로 문제를 떠넘겼었다. 그러나 꿈이 있는 나는 행복한 치과생활을 위해,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치과라는 조직에 맞는 ‘말 공부’를 준비하는 긍정의 힘을 갖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안하무인, 막무가내의 환자들의 무례함과 욕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원장님, 동료들로 인해 외롭고 서운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힘든 순간에 ‘꿈’이 있기에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게 되었다.

책,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보았던 글이다.

「어떤 사람이 20달러짜리 지폐를 마구 구기고 짓밟고 다시 밟고 난 후에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 돈에 무슨 짓을 했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20달러 지폐이니까요” <중략>

아무리 짓밟아도 20달러가 1달러나 5달러로 변하지 않듯, 우리 역시 모욕을 당한다고 하찮은 사람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며 남들의 언어폭력과 무례함에 짓밟혀도 키나 몸무게가 줄어들거나 능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본질이 중요하며 우리의 가치, 우리의 행복을 남들이 규정할 수 없다.」

꿈이 중요한 이유는 역경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에 대한 피로함은 여전하지만 신‘ 나는 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인 치과로 출근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출근길, 오늘 하루 나에게 힘든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어려움 가운데 긍정의 힘으로 지혜롭게, 담대하게 잘 버텨낼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오랜 시간의 방황과 고민 끝에 어렵게 만난 내 소중한 꿈.

소중한 내 꿈을 향해 나는 나아갈 것이고 버텨 낼 것이다.

힘든 순간에 나는 젖을 지라도 내 꿈은 비 한 방울 맞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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