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치과 인테리어를 위한 조언, “인테리어는 마케팅이자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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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치과 인테리어를 위한 조언, “인테리어는 마케팅이자 경영이다”
  • 김창규 디자인톡 대표
  • 승인 2016.05.0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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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디자인톡 대표

 

▲ 김창규(인테리어 회사 디자인톡 대표)

경기도 이천에는 좀 특별한 치과가 있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일반 성인들이 이용하는 보통의 치과인데, 특이하게도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이 있다. 소아 전문 치과도 아닌데 놀이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의아해 보일 수 있는데,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주변 지역으로 젊은 부부가 많이 살고 있고 이런 이유로 어린 아이를 둔 가정이 많은 편이다. 치과에 오고 싶지만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망설이는 주부를 대상으로 편히 내원할 수 있도록 별도로 놀이방을 꾸몄다. 엄마가 치료 중일 땐 리셉션 직원들이 함께 놀아주고 돌봐 주기도 한다.
애초, 주부를 배려한 계획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결국은 아이 아빠까지, 온 가족이 이곳에서 치과 진료를 받는다. 인테리어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해주는 사례다.

 

개원 과정에서 가장 고민스런 부분 중 하나가 인테리어다. 대외적인 이미지를 좌우하는데다 비용도 만만찮고 그 과정도 복잡하다. 대부분 인테리어에 대해 문외한에 가깝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게 느껴진다. 그러나 인테리어는 협의로는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을 말하지만, 광의의 개념으로는 훨씬 더 많은 나머지 요소들과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는 복잡한 작업이다. 일종의 마케팅 개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는 단순이 의사 개인의 취향과 성향이 반영된 결과물로 끝나선 안 된다. 지역적 특성이나 진료 영역, 대상층, 나이층, 남녀 성비에 따라 인테리어도 달라져야 한다. 직접적인 부분도 있고 간접적인 부분도 있는데 개인적인 선호도를 논하기 전에 해당 지역에 대한 특성과 상황을 파악하는 것부터가 인테리어의 시작이다.

첫 번째, 개원하고자 하는 위치에 대한 상권분석이 필요하다. 내가 개원할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지, 시간별, 요일별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유동인구가 중요한 이유는 대체로 내원하는 환자 수와 유동인구 수가 비례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개원하고자 하는 병원 위치의 세대수와 평형대, 부동산 가격 등을 알아봐야 한다. 세대수는 인구수를 뜻하며, 평형대를 통해 세대의 평균 연령을 알 수 있고 부동산 가격을 통해서는 재정 상태를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개원하고자 하는 위치에 학교, 도서관, 관공서, 재래시장 등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학교와 도서관이 있으면 학원가가 형성된다. 학원가 주변은 학부모들이 모이는 카페가가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소비 시장이 형성된다. 관공서와 재래시장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네 번째, 개원하고자 지역의 주변 타 병원들을 방문해 보아야 한다. 다른 병원의 인테리어 상태나 원장님의 연령, 진료 과목 등을 참고하면, 개원 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좀 더 명확해질 수 있다.

간혹, 외국 잡지의 예쁜 인테리어 사진을 가지고 와서 그렇게 표현해 주길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수많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왔던 경험상, 그 장면 자체로는 예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이미지다. 대개는 인정을 하고 의견을 철회하는 편이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뜻을 굽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인테리어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표현한다거나 개인적 취향을 표현하는 것 끝나선 안된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기본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 위에 개인적인 취향이나 정서가 고려되어야 한다. 인테리어는 디자인이기 이전에 마케팅이고 경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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