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지금 당장 회의를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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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지금 당장 회의를 바꿔라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 승인 2016.09.0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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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조직경영 ⑤

 

▲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경영’이란 관점에서, ‘효율적인 조직관리’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는 치과 내 조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관리 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스마트한 조직경영’이란 주제로 춘천예치과 김동석 원장의 글을 6회에 걸쳐 새롭게 연재한다.

 

글 김동석 원장(춘천 예치과)

집단지성으로 뭉친 사람들이 하늘에 이르려 하는 탑을 쌓으려 한다는 사실에 신이 분노했다. 신은 언어를 흩어버려 그들의 소통을 어렵게 만들었고 바벨탑은 지어지지 못했다.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인간의 약점이 되었고 그 ‘불통(不通)’은 여전히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서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집중한다. 결국 말다툼을 벌인다. 신의 형벌에 사로잡힌, 결국 한 언어로 얘기하지만 ‘다른 혀’들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개인 혼자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다. 문제가 발생한 경우, 빨리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는 경우에 단 한 사람만의 시각으로는 결코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는 힘들다. 이때에는 다양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모이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회의(meeting)라고 한다.

회의는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조직이든 회의를 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왜 회의를 싫어할까?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게 되는 멋진 회의가 있다. 셔츠를 걷어붙이고 화이트보드에 다양한 표를 그리면서 포스트잇을 붙이고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내면서 충돌하고 또 거기서 멋진 결과를 도출해 내는 모습 말이다. 그런 회의를 왜 현실에서는 보기 힘들까?

 

 

피라미드형 회의를 바꿔라
우리는 탑다운(Top-down)방식의 의사결정에 익숙해 있다. 관료문화의 단점일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화를 통해 그 진가(?)를 발휘한 ‘상명하복’의 시대적 유물이라고 할까? 그래서 위에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제대로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고 그런 카리스마 있는 독재적 리더가 결과적으로는 필요했던 시기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구시대적인 유물임에 분명하고 이제는 수평적 의사결정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수직적 의사결정에 익숙하다. 탑다운 방식의 회의는 무척 단조롭다. 회의라고 모두 모였지만 결국에는 위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 보고하는 시간이고 그 결정된 사항이 좋다는 얘기를 리더가 듣고 싶어 하는 자리일 뿐이다.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도 물론 있다. 손자병법에도 아무리 좋은 장수(將帥)도 지지부진하게 전투를 끌어가면 패한다고 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속전속결로 타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일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부분 역사적으로 뛰어난 전쟁의 영웅들은 이런 순간적인 독단적인 판단을 잘 한 사람들이다. 모여서 지지부진하게 회의로 무엇을 결정하려고 했던 장수였다면 또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특수한 상황의 난국이 아니라면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참여의식,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이 되어야 발전할 수 있다. 내가 절대 생각하지 못하는 해결책을 누군가는 쉽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진행자는 퍼실리테이터가 돼라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사전적 의미는 ‘조력자, 용이하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즉,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회의가 잘 진행되도록 최상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멍석을 잘 깔아주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누구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잘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최근 전문적인 퍼실리테이터가 회의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리더, 즉 의사결정권자가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기는 무척 힘들다. 바로 그 자리에서 극찬을 받으며 자신의 의견이 채택될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 핀잔을 듣고 망신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회의를 진행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정박효과(anchoring effect)'다. 이는 행동경제학의 용어로서, 협상 테이블에서 처음 언급된 조건에 얽매여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최초 습득한 정보에 몰입하여,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지 않거나, 이를 부분적으로만 수정(Anchoring and Adjustment)하는 행동 특성을 말한다.

회의의 안건에 대해서 리더가 먼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 결국 나오는 이야기들은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자신의 의견을 리더가 이미 이야기했는데 거기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조직은 많지 않다. 물론 최근 생겨난 스타트업 조직들은 다르다. 이런 효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수평적인 회의문화를 가진 곳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그런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는 것보다 먼저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의 퍼실리테이터로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결과물을 내고 실행에 옮겨라
아무런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서로 의미 없는 의견만 주고받다가 끝나는 회의가 있다. 리더는 그래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 ‘그래도 서로 얼굴도 보고 좋았잖아’라고. 그런 당신을 다른 사람들은 봐서 좋았을까? 결과물을 내지 못하거나 결정된 사항을 실행에 못 옮기는 경우, 회의의 의미는 퇴색되고 그것이 반복될 경우 의미를 두고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없어질 것이다.

의사결정권자가 빠진 회의는 그래서 힘들다. 결정권이 없는 사람이 아무리 회의를 해봤자 그 자리에 없던 결정권자는 보고자에게 ‘안 돼’라는 말 한마디로 그 시간의 의미를 지워버릴 수 있다. 왜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과정은 바로 그 회의시간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적어도 중간 결정권자가 있어야 회의가 의미가 있다. 중간결정권자는 최종결정권자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다.

조직의 실행력은 회의를 활성화시키는 좋은 촉진제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 빨리 실행될수록 회의에 대한 관심과 집중, 창의적 발의가 가능한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회의 진행에 대한 다섯 가지 핵심 포인트를 말한다.

1. 중요한 발언을 할 만한 사람에게 사회를 맡기지는 않는다.
2. 회의 초반에 그 회의의 ‘목적’과 ‘달성해야 할 공헌’을 명확히 밝힌다.
3. 참가자 모두가 논의에 참여하도록 한다.
4. 회의가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상호 자제하도록 한다.
5. 회의를 마칠 때는 ‘목적과 공헌’과 결론을 연관 지어 정리한 다음, 전원의 동의를 얻어 마무리한다.

 

집단지성의 힘을 응집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인 회의. 직급의 높고 낮음이나 경험의 많고 적음이 아닌 다양한 과점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적절한 회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참가자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특히 중요한 사람은 리더인 원장들 자신이다.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제시할 수 없다. 그리고 회의장을 떠나 안팎 어디에서도 용기를 내지 않고도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얘기하고 이를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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