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우리의 방향은 하이테크? 하이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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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우리의 방향은 하이테크? 하이터치?
  • 이승열(덴탈부동산클리닉 대표)
  • 승인 2016.12.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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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에서 경영까지③

 

▲ 이승열(덴탈부동산클리닉 대표)

개원을 앞둔 예비 개원의들에게는 챙겨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금 문제에서부터 입지 선정, 계약 그리고 오픈과 이후의 초기 경영에 이르기까지 챙기고 확인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에, 본지는 ‘개원에서 경영까지’란 주제로 덴탈부동산클리닉 이승열 대표의 글을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승열 대표는 다수의 치과에서 전문 경영 컨설턴트로서 활약해 왔으며 최근엔 부동산까지 영역을 넓혀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이승열(덴탈부동산클리닉 대표)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대사 중엔 “미래엔 전화기를 들고 다니고, 그 전화기에서 TV가 나오는 시대가 될 거래”란 대사가 나옵니다. 우스갯소리처럼 주고받던 대사 속의 그 미래가 바로 지금입니다. 불과 십 수년 전 얘기인데 그 드라마를 보면서 새삼 ‘참 빠르게 변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치과계를 포함해 의료계도 빠르게 기술 향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선 원격진료도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CT나 MRI를 찍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와 풍경을 보게 해주는 기술도 상용화 되었습니다. 치과용 구강스캐너를 이용하면 체어에서 환자 데이터가 3D프린터로 실시간으로 전송되어 보철물이 즉시 제작되는 시대입니다. 치과용 CT도 보편화되고 다양한 디지털 장비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다음 기술은, 다음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세상
그런가 하면, 환자들도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연유로 의학적 지식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물론 상식선이지만, 의사 버금가는 지식으로 주치의를 당황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2005년 생긴 Patients Like Me(www.patientslikeme.com)라는 사이트에 40만 명의 이용자(환자와 환자 가족들)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질병과 병원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포털 사이트나 카페 등을 통해 병원과 의료 정보가 넘쳐나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수십 년 전에는 의사나 의과대학 학생만이 볼 수 있었던 의학서적도 구매는 물론 인터넷으로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현실로 끌어내 주고 있습니다.

적잖은 원장님들은 ‘병원 경영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합니다. 병원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최신 장비를 들여놓기도 하고, 최신 술식을 배우고자 여러 세미나에 참석해 진료에 관한 공부도 합니다.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변하고 새로운 장비와 술식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이 자체만으로 환자가 늘고 경영이 개선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환자가 생각하는 우리 치과의 모습
환자들에게 ‘우리 병원이 어떻게 인식 되는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우선 과제입니다. 그렇다면, 잘 되는 치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신환의 내원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데 결론적으로, 잘 되는 치과들은 50%이상의 환자들이 ‘소개 환자’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치과를 소개해준 환자들은 우리의 어떤 점이 좋아서 다른 환자들에게 우리를 소개해 준 것일까요? 그 분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제가 시행했던 ‘고객만족카드’를 통해 그분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서 감사하다”, “의료진의 친절이 마음에 든다”, “엄청 친절하다”, “편안하다”, “착하다”, “깨끗하다” 등이 지난 3개월 간, 제가 근무하는 치과의 고객카드에 기재해 주신 내용들입니다.

이런 내용을 보면, 결국 ‘환자는 ‘사람’을 통해 우리병원을 인식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최신 장비도 아니고, 뛰어난 술식도 아닌 단순히 ‘친절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치과를 ‘좋은 치과’로 인식하고 주변에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사람’을 통해 우리 병원을 인식하고 있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저는 원장님을 포함해 치과 구성원 전원이 열심히 일하면 치과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대단히 난해하고 어려운 방법을 동원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배려와 관심, 친절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몸소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경영과 진료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원장님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전에 “원장님이 인사만 잘해도 병원은 성공한다.” 라는 글을 쓴 적도 있는데 그만큼 원장님의 역할은 절대적이고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사람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
대부분, 혼자 경영하는 치과의 경우는 원장님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모든 사업이 사장님을 중심으로 움직이듯 원장님이 경영과 진료를 담당해야 하는 치과의 특성상 원장님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원장님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권한과 책임을 혼자 감당하려 합니다. 성공하는 병원은 원장님의 권한과 책임을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나눌 줄 압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 부분도 잘 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처음 치과에 근무했을 당시, 어느 환자의 스케일링을 하다가 석션이 잘못돼 흰 셔츠에 피가 묻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환자는 적절한 보상을 하라고 클레임을 걸었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서 책임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권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보고를 받은 원장님은 ‘그런 것까지 내가 신경 써야 하느냐’며 오히려 직원들에게 화를 냅니다. 원장 입장에서도 답답했겠지만 이런 환경을 조성한 사람이 누구냐를 따져보면 스탭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책임과 권한이 분배돼야 하는 이유
외국의 어느 리츠칼튼호텔에선 직원에게 2,000달러(한화 약 200만원) 정도를 자신의 판단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고 합니다. 치과에서도 데스크 직원에게 일정한 권한을 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의 판단으로 할 수 있는 권한위임이 있어야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습니다.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업무는 직원의 열정을 만들 수 없습니다.

경영이 어려운 치과의 공통점은 원장님과 직원간의 의사소통 문제입니다. 병원 경영이 어려워 원장님이 힘든 상황이 와도 함께 일하는 중간관리자가 원장님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게 보았습니다.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관심이 없어서인데 그 사람에게 왜?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바로 경영자의 일입니다.

저도 제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기 전까지는 직업윤리 정도의 수준으로 병원 근무를 했었습니다. ‘성실함’으로 무장을 했기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않았지만 사실, 일에 대한 애정도 없었고, 경영자인 원장님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거래처의 입장도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환자 역시 병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매하러 온 손님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저의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이 얘기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이테크 위에 하이터치 있다
환자에 대한 진료와 응대는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코디네이터, 봉직의 등 원장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원에게 우리병원의 존재 이유를 알리고 공동의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경영자인 원장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모두 모아 도달한 저의 결론은 ‘사람’이었습니다. 치과 경영에서 그 어떤 자원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치과에서 ‘사람’이 빠진 ‘경영’은 생각할 수도 없고 모래위에 쌓은 성(城)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한 최신 장비 역시 직원에 의한 하이터치가 있을 때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원장님을 포함한 모든 치과 구성원들의 환자를 향한 ‘하이터치’를 기대해 봅니다.
 
하이터치(high touch) : 직역하면 고감도(高感度)란 뜻. 미국의 미래학자 폰 네이스비츠가 그의 저서 ‘메가 트렌드’에서 하이테크와 하이터치 현상을 소개했었다. 고도의 기술이 도입되면 될수록 그 반동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함이 유행한다는 것인데, 그와 같은 인간적인 반응을 가리켜 ‘하이터치’라고 부른다. (출처 : 한국사전연구사 발간 전문자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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