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치과의사] J.S.바흐의 얼굴과 치아 I-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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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치과의사] J.S.바흐의 얼굴과 치아 I-37회
  • 박진호 원장
  • 승인 2023.07.31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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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했던 코비드 시대가 지나가고 다시 정상적인 시간으로 돌아와 바쁘게 지나가는 시간들이 정신 없이 흘러간다. 암울했지만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2021년까지 덴포라인에 <미국치과의사 박진호>라는 제목으로 오랜기간 연재하다 잠시 휴재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그동안 글에 대한 갈증에 고민 끝에 다시 덴포라인에 글을 연재하기로 결심했다. 미국 현지에서 치과를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생생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독자 여러분들이 읽기 편한 글로 소개할 생각이다.   

작년 가을 코비드 상황이 정리가 되고 여행이 다시 가능해 졌을 때 처음 찾은 곳이 독일 동부지역이었다.  코로나 기간 내내 온 세계를 랜섬투어로 눈요기만 하다 고심 끝에 선책한 곳이 독일 소도시 세군데였다. Eisenach-Erfurt-Leipzig. 이 곳들은 음악가와 신학자들이라면 무한 존경을 표할 수 밖에 없는 J.S. 바흐와 마틴 루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소도시들이다. 그때까지도 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백신카드를 검사하는 때였지만, 어딜가나 관광객 없는 한산한 고요함은 보너스였다.    
Eisenach이란 작은 도시는 독일땅 가운데 위치하고 30분이면 걸어서 돌 수 있는 작은 마을이다. 
여기서 마틴 루터와 J.S.바흐가 동시대를 살았다. 그 마을 산등성이에는 세계의 역사를 바꿀만 했던 마틴 루터의 성경번역이 이루어졌던 작은 골방이 있는 Wartburg성도 있다. 옆집엔 아직도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바흐와 루터의 생가 박물관이 있다. 두군데 다 딱히 눈에 뛰는 소장품은 없었지만, 바흐 박물관에선 생각하지 못한 비밀스러운 사실을 두가지 발견하게 되었다. 그 중 한가지는 치과에서 일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흥분되는 것이었다. 
바흐 뮤지엄 이층의 넓은 벽 한 면 전체가 비하의 초상화로 덮여있다. 각각 서로 닮은 듯,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아닌 것 같은 초상화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림들 옆에 붙어 있는 작은 설명에 따르면 바흐는 생전에 꼭 한 장의 초상화를 남겼는데 그건 화재로 소실되고 없어졌다고 한다. 
바흐는 사망 후 더 유명해진지라 그 얼굴을 조금이라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말을 힌트 삼아 무수한 초상화가 그려졌다 한다. 어느 하나도 직접 보고 그렸던 것이 아니란 소리다. 아쉬운 세월이 이어졌는데 1-2차 대전을 지나다 그가 묻힌 교회가 폭격을 맞아 무덤이 피해를 입었는데, 다행히 그의 뼈를 무사히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이 기회다 싶어 지역 의사, 학자들을 모아서 그의 뼈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워낙 유명해진 인물이라 조금이라도 그의 Physical shape이 궁금해 Forensic study를 한 것이다. 단연 관심은 그의 얼굴이라 해골을 본을 뜨고, Replica를 만들어 로컬 조각가를 고용해 살을 붙여 그의 얼굴을 완성했다. 그것들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렇게 해놓고 보니 비슷한 초상화도 있었고, 전혀 아닌 것도 있었다. 그렇게 많은 심사를 거쳐 지금 우리가 아는 그 바흐 얼굴이 Official image가 된 것이다. 그의 초상화라고 그려졌던 많은 그림들이 그 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때 만든 해골의 Replica를 찬찬히 살펴보니, 그의 치아가 보인다. 이건 내가 또 전문가가 아니던가?  일반인은 잘 모르는 것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건 다음 편에서 계속 이야기 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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