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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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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포섹션/ Endodontics

근관치료의 히든 카드 : 수술적 접근

신 수 정
영동세브란스 치과병원 보존과 교수
sujungshin@hanmail.net

수술을 동반한 근관 치료에 대해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연재 마지막으로 근관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증례들에 대한 수술적 접근을 고려해 보고자 한다.


최근 들어 수술을 동반한 근관 치료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치근단 절제술이나 낭종 적출술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던 술식이나 근래에 미세현미경, 초음파 기구들 그리고 다양한 치근단 역충전 물질의 개발로 보다 정교하고 예측 가능한 치료로 평가되고 있다.


"수술은 일반 치료보다 더 아픈가요?"

치근단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을 들은 환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술"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두려움은 어떤 "치료"보다 클 것이 당연하다. 만약 필자에게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아니다’라고 대답해 주고 싶다.
우리의 일반적인 예상-재 근관 치료보다 치근단 수술이 더 아플 것이라는-과는 달리 치근단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술후 통증이나 불편감을 호소한 비율이 더 낮았다는 임상연구 보고가 있다. 환자들이 느끼는 대개의 불편감은 술 후 1-2일 사이에 미약하게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경미한 정도의 통증을 경험했다고 보고하였다. 물론 적절한 처치를 했던 경우에 한해서이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I : 통상적인 근관 치료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들

이전 호에서 설명한 대로 우리가 다루는 치아의 구조는 현재 나와있는 어떤 최첨단 장비나 약제로도 완전히 깨끗하게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술자의 능력을 뛰어 넘는 환자의 면역력으로 근관치료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지만 때로는 아무리 해도 치유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cyst나 오래된 sinus tract의 경우도 근관 치료 후에도 저절로 낫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림 1. 수회의 근관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적 접근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림 2. Cyst인 경우 수술로 제거해야 할 때가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II : 재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

간혹 치근단 병소가 있는데 이미 긴 포스트가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근관 내에 세균감염이 존재하므로 다시 치료를 해야 하겠지만 포스트를 무리하게 제거하다 보면 오히려 치질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근관 치료 도중 만들어진 문제점들-기구의 파절이나 충전재의 over extension등-을 재치료 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외에도 근관 석회화로 근관을 완전하게 깨끗하게 할 수 없는 경우, ledge나 blockage등이 존재할 때도 수술적 접근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림 3. 치근단 밖으로 빠져나간 충전물질이 증상을 야기하는 경우 재치료로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림 4. 근관 치료 중에 ledge나 blockage가 형성되어 이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수술적 접근이 그 다음 선택이 될 수 있다.

 

치근단 수술을 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

1. 이전 근관치료의 실패 원인을 예측할 수 있는가
환자가 아프다고 하고 재근관 치료도 별 소용이 없으니 무조건 수술을 한번 해보자는 것은 너무 성급한 접근이 될 것이다. 수술적 접근이 마지막 보루이기는 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원인을 예측하고 시작해야 한다.

2. 수술의 난이도
많은 술자들이 단근치는 쉽고 대구치로 갈수록 어려울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계실 것 같다. 치아마다 부위마다 그리고 환자마다 수술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상악 보다는 하악이 어렵다. 그리고 근관이 석회화되어서 제대로 근관충전을 하지 못한 경우가 훨씬 더 어렵다. 치근단 병소가 작은 경우 그리고 sinus tract이 없는 경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의외로 하악 전치부는 치근단 수술을 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부위이다. 특히 치근이 설측에 위치한 경우 다른 어떤 부위보다 수술하기가 어렵다.
또한 치근 주위의 해부학적 구조물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악 제일 소구치의 경우 수술 자체의 어려움 보다는 mental foramen과 가깝기 때문에 늘 주의할 부분이다. 상악의 경우 구개측 치근은 상악동과의 관계 때문에 쉽게 접근이 되지 않는다. 구개 측에서 접근하는 것도 crown lengthening이나 치주수술과는 달리 결코 만만치 않다.
치근의 길이도 고려 대상이 된다. 긴 상악 견치의 경우 flap을 젖히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또한 치근의 길이가 너무 짧아도 수술 후 예후에 영향을 나쁘게 미칠 수 있을 것이다.

3. 환자의 협조도
모든 치료가 마찬가지겠지만 술식을 진행하기 전에 환자의 충분한 이해와 의지가 필요할 것 같다. 널리 알려진 술식이 아닌데다가 간혹 치근 파절 등이 수술 중에 발견될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환자에 따라 간혹 출혈이 많이 되거나 일시적인 감각이상 등이 있을 수 있다. 대개는 수술 전 충분한 설명과 함께 동의서를 받고 있다.

4. 환자의 전신 건강
일반적인 발치나 치주수술을 할 때처럼 환자의 전신건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환자가 아스피린이나 항혈액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내과의와 상의해서 약물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하루에 한 알씩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치과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모르고 수술을 하게 되는 데 지혈을 하는데 상당히 고생을 하게 된다.

5. 술자의 능력과 장비들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아무리 쉬운 상악 전치부의 치근단 수술도 처음 해보거나 장비가 갖추어 지지 않은 경우라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단근치를 제외한 소구치, 대구치의 수술을 현미경 등 적절한 장비가 갖추어 지지 않은 환경에서는 무리일 수 있다.

 

치근단 수술 A to Z

A: 치과용 Loupe 또는 현미경


그림 5. 근래 들어 치근단 절제술에 미세현미경의 도입으로 보다 보존적이면서 정교한 접근이 가능해 졌다.

B: 미세 수술을 위한 기구들

그림 6. 치근단 수술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기구들

C: 치근단 절제 3mm rule

그림 7. 치근단 3mm를 절제하면 대부분의 부근관을 제거할 수 있다.

D: 치근단 prep을 위한 초음파 기구

그림 8. 치근단 절제 후 최소3mm를prep해서 역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충전을 하지 않으면 추후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E: 역충전 재료 Super EBA와 MTA

그림 9. SuperEBA를 사용하여 역충전 하는 모습. SuperEBA는 조작이 쉽고 경화시간이 짧아서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다. 단, 습기가 있는 경우 물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지혈 및 건조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림 10. MTA를 사용한 치근단 역충전. MTA는 친수성이므로 수분에 덜 민감하지만 다지기가 어렵다. 또한 경화시간이 길기 때문에 식염수로 과도하게 irrigation하면 씻겨 나가므로 주의한다.

 

의도적 재식술 : 또 하나의 가능성

하악 제 2대구치의 경우 현실적으로 치근단 수술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선 치근단까지 접근하는 것도 문제이고 하치조 신경을 건드리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의도적 재식술 (intentional replantation)을 통해서 접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의도적 재식술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치근을 온전히 보전하면서 발치가 가능한 치아에 한해서이다. 치근의 만곡이 심하거나 이개가 있는 경우 발거 과정에서 치근이 부러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악 제이대구치의 경우 대개 치근이 모아져 있기 때문에 좋은 적응증이 될 수 있다.
이 술식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치아를 발거한 후 15분 이내에 모든 처치를 마치고 다시 치아를 재식하는데 있다. 구강 외에서 PDL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근표면을 손으로 잡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생리식염수나 HBSS 용액에 자주 담그어 치근표면이 건조되는 것을 방지한다. 역시 3mm의 치근을 절단한 후 330번 bur나 초음파 기구 등을 이용해서 retroprep하고 역충전 해준다. 보통 발치와는 curettage하지 않으며 suture등을 사용하여 재식한 치아를 고정한다.

그림 11. 의도적 재식술의 과정으로 발거된 치아의 치근을 3mm정도 잘라낸 후 reptroprep, retrofilling한다.

 

연재를 마치면서

연재를 시작하면서 언급한 대로 교과서에 모두 나온 내용 말고 근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쓰고자 하였다. 많은 분들께서 NiTi file의 사용법이나 근관 충전의 술식을 궁금해 하실 것으로 생각되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에 근관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진단과 치료계획인 것 같다.
우리 앞에 앉아 있는 환자는 불편한 치아를 24시간 가지고 참다가 치과를 찾은 경우가 많다. 결국에는 술자가 환자의 불편감을 해결해 줄 수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가 있다고 해도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근관 치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상황에서 그때그때 적절한 최선의 치료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3회의 연재를 읽어 주신 독자들과 덴포라인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마친다.


** 그동안 3회에 거쳐 '근관치료'에 대해 임상원고를 연재해준 신수정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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