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통증 치료사가 아닌, 환자와 소통하는 치과의사상 구현에 힘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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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탐방] 통증 치료사가 아닌, 환자와 소통하는 치과의사상 구현에 힘쓰다   
  • 신용숙 기자
  • 승인 2008.07.07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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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구강내과진단학교실

 

통증 치료사가 아닌,

환자와 소통하는 치과의사상 구현에 힘쓰다    

 

사회가 발전하고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구강내과적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해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 치과계 상황에 비쳐볼 때, 구강내과학적 지식을 갖춘 인력들이 적절하게 수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이 시점에서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구강내과진단학교실을 찾아가, 그들이 풀어놓는 구강내과학의 학문적 의미와 그 중요성을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좇아가다 보면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처럼 지금의 치과계 상황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발견할 것이다.    

신용숙 기자 sysuk@denfoline.co.kr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구강내과진단학교실(주임교수 고홍섭·이하 구강내과)을 찾은 날은, 장마가 소강상태를 나타내는 후텁지근한 여름 오후였다. 진료 종료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구강내과 구성원들의 모습에서는, 대학이란 공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열정과 신선함이 녹아 있었다. 온도계 수치보다 체감기온이 높게 느껴졌던 이유도 그들이 내뿜는 열기와 무관하지 않았다.
 
구강내과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1959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부속병원의 예진실 형태로 시작된 구강내과는 이듬해 구강진단학 및 치료계획수립 관련 강의를 실시하면서 교실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현재 구강내과는 5인의 교수(김영구, 고홍섭, 정진우, 박희경, 이정윤)와 1인의 전임의(박지운), 그리고 각 연차별 2인의 전공의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강내과학의 대를 이를 후속세대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통증에 대한 국소적 접근보다 환자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위해 노력하는 구강내과 교수진과 전임의. 왼쪽부터 박희경 교수, 고홍섭 교수, 박고운 전임의, 이정윤 교수

 

동통의 국소적 처치 탈피, 전신적 접근 강조
구강내과학은 거칠게 정의하자면 턱관절 등 측두하악 장애를 포함한 구강악안면 영역에 나타나는 통증과 구강점막, 타액선 관련 질환, 코골이, 구취 등의 진단·치료·연구를 수행하는 전방위적 과다.
특히 질환의 국소적인 접근보다 인간의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전신적 접근을 염두에 두고 질병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치의학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의과적인 영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사실 분과적 접근은 국소적 처치에 머물 우려를 낳는다. 그러므로 구강내과적 진단이 동반될 때 좀더 정확한 치료계획과 만족스런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지역 치과와 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가, 대학병원의 구강내과를 방문해 비로소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렇듯 환자에게 시간적·신체적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돕는 과가 다름 아닌 구강내과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와 관련 고홍섭 교수는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구강내과학이 소위 치의학의 중심은 아니지만 그 중심을 감싸고 있는 밀접한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구강내과학적 지식을 갖출 때 비로소 통증에 대한 단순한 처치에서 벗어나 환자의 전체적인 상태를 고려한 진단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교수 역시 “환자를 전체로서 파악하고 환자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리적·심리적 변화들을 관찰한 후, 그것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테크닉만 중시하는 경향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그 같은 경향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형국이라고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이 교수가 학생들에게 “치료사로서 살지 말고 치과의사로 살아가길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주말도 없이 연구활동에 매진, 타액학 관련해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고홍섭 주임교수


 
‘현장밀착형’ 연구 진행  
사회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치의학 관련 환자들의 요구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급변하는 추세다. 이에 구강내과 역시 학문의 이론을 탐구하는 한편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약제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특히 턱관절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단도구 및 치료법 개발, 구취 관련 약제 개발, 구강건조증 환자를 위한 인공타액 개발 등은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실질적으로 실용화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는 이러한 노력들은, 실험실 속 탐구에 머물지 않고 실생활에 접목시키기 위한 ‘현장밀착형’ 연구라 할 만하다.
이와 관련 고 교수는 “현실성이 없는 연구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응용 연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새로운 기구를 도입해, 검증 및 보급하는 데에도 구강내과는 독보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전류인지역치검사기와 구취측정기, 2007년 도입한 온도감각측정기와 미각측정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계적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깨어 있기 위한 이 같은 노력들이 지금의 구강내과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구강내과학의 학문적 동기유발을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정윤 교수

 

고령화사회, 구강내과학적 중요도 증대될 터
사실 구강내과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수입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면 때문에 학생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과 중 하나다.
이와 관련 고 교수는 “고령화사회 추세에 따라 구강내과적 접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힌 후 “치의학에 대해 좀더 넓은 시각을 갖고 바라보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부족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지금보다 더 노력할 뜻을 강하게 드러내는 한편, 학회 차원의 정책적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도 구강내과학의 매력과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좀더 잘 전달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구강내과 관련 세부 분야에서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힘쓰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세계 여러 나라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수준의 구강내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구강내과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진료와 명성을 얻기까지, 구성원들이 걸어온 길은 결코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들이 걸어갈 길 역시 평탄대로가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터이다. 그러나 이제껏 그래왔듯 묵묵하고 꾸준한 그들의 성실함과 열정이라면 더디긴 하겠지만 구강내과학의 인식이 변화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Mini Interview I 김형일 전공의

“구강내과학적 분야를 접목시켜 환자중심 진료 펼칠 터”

3년차 김형일 전공의는 생김만큼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퍽 인상적이었다.
그는 1년간 페이닥터 생활을 하다 대학원에 진학한 경우에 속한다. 1년이라는 현장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구강내과학에 대한 학문적 열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수련 전만 해도 김 전공의는 전체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응용하는 수준에 가 닿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더욱이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심리적 지식이 부족해서 다양한 원인에 대한 해석과 진단의 정도가 깊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와 관련 김 전공의는 3년차가 되다 보니 1년차 때와 달리 여유가 생긴다며 “구강내과학적 지식이 차즘차즘 쌓임에 따라 환자에 대한 이해도와 질환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다”고 웃어보였다. 물론 앞으로 더 배워야 할 부분이 무궁무진함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좌우명을 물었더니 그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가치관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대답했다. 수련 후 개원을 계획 중인 만큼 그의 가치관은 ‘환자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따듯한 치과의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구강내과진단학교실 추천 제품

구강안면동통과 측두하악장애

본서는 초판에 미처 수록되지 못한 지식들과 그 동안에 치의학계에 새롭게 공인된 지식들을 엄선하여 추가 수록하였으며, 특히 최근에 악구강영역에서 치료제로써 추천되고 있는 Botulinum toxin의 사용법, 이갈이의 치료법, 콜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방법에 대해서도 수록하였다.또한 이번 개정판에서는 제1부 총론, 제2부 진단, 제3부 치료, 제4부 부록 및 제5부 증례편으로 자세하게 분류되어 이 분야에 관심있는 치과의사 및 치과대학생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 출판사 : (주)신흥인터내셔날 (02)6366-2020
· 저자 : 정성창, 김영구 외
· 정가 : 5만원

 

악관절장애와 교합의 치료

저작계 기능과 교합은 매우 복잡한 관계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지만 이들 중에는 비효과적인 방법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교합과 저작기능에 대한 이론적이면서도 실제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저작계의 특징, 저작계에서 흔히 발생되는 장애의 원인, 이에 대한 치료법 및 교합치료시의 주의점 등을 구체적인 술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구체적인 교합과 저작기능의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 출판사 : 대한나래출판사 (02)922-0840
· 역자 : 정성창 외
· 정가 : 5만원

 


전신질환자 및 노인, 장애환자의 치과치료(구강내과학 제2편)

본서는 치의학 전공자들이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를 진료할 때 치과치료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예견하여 치료계획을 수정함으로써, 치과를 찾는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환자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질환들을 발견,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출판사 : (주)신흥인터내셔날 (02)6366-2020
· 저자 : 대한구강내과학회
· 정가 :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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