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디컬의 ‘꽃놀이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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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디컬의 ‘꽃놀이 패’
  • 덴포라인 취재팀
  • 승인 2013.01.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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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축제인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패자의 승복과 승자의 포용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치과계의 관심과 표현의 정도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헛기침을 하며 눈짓으로 관심을 주고받았다면 이번에는 직접 나서서 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했다는 것입니다. 치과계도 현실정치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잔치가 끝난 다음 당선인에게 보내는 축하 인사도 확실히 빠르게 나왔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선거 다음날인 20일 “모든 치과의사들을 비롯한 치과인의 마음을 모아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전하면서 “‘의료인 1인 1개소 의료기관 개설’을 위해 개정된 의료법이 엄정하게 집행되고 국민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고, 복지부에 구강보건전담부서 설치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행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한 가지 알 수 없는 것은 치협 지도부가 이번 선거전에서도 예전처럼 관망으로 일관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여당이 너무 강력하기에, 또는 야당의 성격이 너무나 분명하기에 지도부가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훗날에 대한 보증을 위한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메디컬 집행부도 그냥 보고만 있었을까요?

그들은 (중앙회 현직 임원은 물론 빠졌지만) 시도의사회장이나 전직 임원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여와 야를 가른 다음 각각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의사 사회가 둘로 나뉘어 여야를 동시에 지지한 것으로, 바둑에서 말하는 ‘꽃놀이 패’를 둔 것입니다. 여당 후보가 승리하자 그들은 여당을 지지했던 세력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소리 높여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에 있어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것은 이익과 부담을 동시에 지는 일입니다. 그러나 지지를 하지 않는 것은 이익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치과계도 ‘꽃놀이 패’로 이익을 포기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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