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 심미보철 내공 100단, “기본기에 충실한 진료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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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 심미보철 내공 100단, “기본기에 충실한 진료를 하라”
  • 성지은 기자
  • 승인 2014.08.0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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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ALL-CERAMIC의 세계(Oliver Brix)』 고여준 역자

세계적인 세라미스트들의 기법을 소화해 자신만의 현실적인 방법으로 치료과정에 접목시킨 올리버 브릭스(독일·세라미스트)의 신작 ‘매혹적인 ALL-CERAMIC의 세계’가 출간됐다.
그의 저서는 간략 명쾌한 이론 설명을 기반으로 치료 실과정의 수많은 사진들을 통해 저자의 임상경험을 보여주며 구체적이고 다양한 케이스를 자세히 담고 있어 치과의사와 세라미스트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이번 신작의 경우 원서와 동일한 수준으로 사진을 담기위해 이탈리아 출판사로 인쇄를 의뢰, 세 달 전부터 예약해 기다린 열혈 독자도 상당 수. 덕분에 사진의 퀄리티가 우수하고 CAD/CAM에 관한 부분도 상당 부분 실려 반응이 뜨겁다.

지난 2005년 출간된 그의 저서 ‘Das Einmaleins der Asthetik’에 이어 이번에도 번역을 맡은 고여준(삼성서울병원 치과진료부 보철과·사진) 교수. 심미보철 분야의 수많은 저서와 번역서를 펴낸 내공력 100단, 그와의 짧지만 긴 인터뷰.


취재 | 성지은 기자 denfoline@denfoline.co.kr

Q. 치과 관련서 번역만 9권. ‘스페셜리스트의 번역’, ‘최고의 조합’ 아닌가?
언어에 유창하려면 10년 이상은 그 나라에 살아야 하는데 독일에서 있던 기간은 2년 남짓일 뿐이다. 많이 부족하다. 선친도 영문학을 전공하고 어려서부터 어학을 좋아했다. 영어로 번역되지 않은 독일어로 된 수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메리트가 있다.

특히 치과나 기공파트 쪽에선 더욱 그렇고 고등학교, 대학교때 공부한 불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 원저자가 독일어 또는 불어를 쓸 때 번역작업이 통상적으로 영어 본을 토대로 한국어로 번역이 이뤄진다. 외국의 경우도 비전문가에 의해 번역돼 오역이 너무나 많다. 프랑스 제라 우바쉬의 책 2권을 번역했는데, 불어·영어·독어 세 가지 판을 보면서 번역을 하며 중간에서 오역된 부분을 고쳐주기도 했다. 그런 과정들에서 보람과 매력을 느낀다.

 


Q. 치과의사이면서 기공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용을 쓰고 있지만 사실 참 힘든 일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이끌어주신 분은 강북삼성병원 이종엽 과장님. 우리나라의 세라믹 계보를 보면 이종엽 과장님의 사부님인 정진구 원장님이 선각자다. 그분이 미국에서 포세린을 배우고 실제 기공소를 직접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교에 돌아와 그 당시 교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련의들에게 개인적으로 몇 번의 도제 코스를 개설해 후학양성에 힘썼다. 그때 수업을 들으며 포세린의 세계에 빠졌고 선생님들의 권유로 독일어를 배우고 유학을 갔고 현재에 이른다.
 

Q. ‘All-Ceramic’에 관한 임상의로서의 평소 지론은?
전치부에서 쓰이는 보철물 중 예전처럼 메탈세라믹이 통용되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올 세라믹도 사실 여러 가지 재료가 있다. 서구적 에스테틱의 기준과 달리 자연치와 유사하지 않은 ‘할리우드 스마일’적인 전치부에서 지르코니아 FCZ를 쓰는 기법이 선호되고 이런 경향이 주류와 대세로 가고 있는 국내 현실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스위스의 대가 윌리겔라가 추구하는 보철물은 치아를 깎지 않는다.
스위스의 경우엔 크라운의 케이스는 거의 없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치아의 건강을 위한 최소삭제법, 무삭제법으로 가야한다.
 

Q. ‘잠재성을 지닌 지르코니아’란 부분에 대해 첨언해 주신다면?
새로운 재료에 대한 장점을 활용 하되, 예전에 우리가 배우고 익혔던 기술 기본지식은 같다.
아무리 기계가 발전한다 해도 사람의 손을 거쳐 보강 되고 추가 됐을 때 빛을 발한다는 것을 저자는 결국 말하고자 한다.
 

Q. 하고 싶은 이야기
“기본기에 충실한 진료를 하라”이다. 굉장히 힘든 길이다. 우리나라 치과 의사들에게 강의를 할 때도 사실 ‘꼼수’, ‘편법’에 대한 주제일 경우 인기가 더 많다. 반면에 ‘기본적이고, 재미없지만 사실 필요한 것’에 대해 강의를 하면 다들 지루해한다. 힘들고 어렵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조급하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사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거쳐 일정 경지에 이르면 저절로 쉬워지는게 임상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 없이 기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결과만 바라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안타깝다. 고생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돌아온다. 보철의 가장 기본기인 ‘치아형태’를 만들지 못하는 이해조차 안 된 치과의사, 기공사가 너무 많다. 환경 탓을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편하게만 가려하고 당장의 보상을 바라는 태도와 여건이 최근 10년간 외국과의 실력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요인이다. 어떤 한 분야가 좋아서 빠졌을 때는 일정기간은 득실을 따지지 말고 미칠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

 

역자 : 고여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원 보철과

독일 ULM 대학교 보철과

독일 ULM SCHMUTZ 치과기공소

삼성서울병원 치과진료부 보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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